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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인종 여성 6명은 '미투 운동'이 자신들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인터뷰)

#MeToo 운동이 일었다. 성희롱 및 폭력 혐의가 제기된 권력을 가진 남성들은 공개적으로 참회하기도, 부정하기도 했다. 책임을 묻고 변화를 촉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여성들의 목소리에 모두들 귀를 기울이게 만든 운동이었다.

그러나 모든 여성들이 #MeToo에 포함되었다고 느낀 것은 아니었다. #MeToo를 시작한 것은 흑인 활동가 타라나 버크였지만, 여러 유색 인종 여성들이 #MeToo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대변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허프포스트는 여러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색인종에 대한 희롱과 공격에는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페티시즘과 대상화가 관련된 경우가 많으며, 백인 여성들은 겪지 않을 수도 있는 많은 이슈들이 있고, 피해자의 말을 믿어주는 확률도 더 낮다.

허프포스트가 인터뷰한 한 여성은 유색인종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데에 관한 구조적 장벽으로 인해 #MeToo에 그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색인종 여성들은 백인 여성들보다 희롱과 공격을 접할 확률이 더 높다.

우리가 만났던 여성들은 여러 민족이나 인종의 남성들이 자신들을 다르게 대했다는 이야기, 자신의 문화 속의 기준에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직장에서 성적인 발언과 접근을 접하는 동시에 고분고분하고 조용해야 한다, 혹은 얌전하고 섹시해야 한다는 문화적 기대를 상대하는 이야기였다. 자신의 신체에 대한 통제권이 없는 것이 오랜 역사 속에 뿌리내려 있다고 느낀 여성들도 있었다. 희롱을 피하기 위해 문화적 전통을 따르지 않게 되었다는 여성도 있었다.

이 여성들은 보다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직장, 연애, 문화의 변화를 제안했다. 제시카 프로와와 캐롤리나 모레노가 취재했다.

마이 응우옌, 30세, 뉴욕, 컨설턴트

나는 사업 개발 쪽에서 일한다. 여성들이 잘 일하지 않는 분야고, 아시아계 여성은 더욱 적다. 서로 어울려 놀며 골프를 치는 남성들이 보통 정상까지 올라간다. 그들이 의사결정의 최상위에 있다. 그러나 적극적이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아시아계 여성에겐 경우가 다르다. 나는 자라면서 내 의견을 내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백인 남성 중심인 이 업계는 여성을 지독히 성적 대상화하고, 아시아계 여성에겐 더욱 심하다. 나는 ‘중국 인형’이라는 말도 들어보았다. 내 인종에 대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말 실수를 잔뜩 들었고, 아시아계에 붙는 전형적인 편견과 전통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몇 년 전엔 이런 일이 있었다. 컨퍼런스 만찬에 참석했는데 대형 TV 방송국의 임원을 만났다. 나는 “맙소사, 대박이 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우리는 명함을 교환하고 만나서 술을 마시기로 했다. 처음에 우리는 내 회사와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더니 그는 자기 개인 이야기를 하며 자기 아내가 아시아계라고 했다. 그리고 자기 부부는 오픈 릴레이션십(각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을 용인하는 사이: 주)이라며 나를 자기 호텔 방으로 초대했다.

나는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굉장히 끈덕지게 굴며 계속 내게 문자를 보냈다. 사업 개발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와의 대화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동시에 내가 그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그의 연락처와 가능성 있어 보이는 계약건을 남성 동료에게 넘겼다. 그는 다시 연락해 오지 않았다.

흥미로운 일이다. 감정적으로 취약하지만 그에 대해 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소동을 벌이지 않으려고 여러 일들을 숨기는 것은 아시아적일지도 모른다. 아시아계라면 보다 숙녀답게 행동하고, 소심하게 굴고, 의견을 내지 않아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나는 그런 헛소리를 상대하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빨리 승진했다.

신디 로드리게스, 34세, 뉴저지, 언론인

우리 라틴계 여성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성적 대상화된다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나는 페루계 가정에서 자랐고 매년 페루에 다녀왔다. 나는 언제나 남성이 집에 들어오면 몸을 가리라는 말을 들었다. 어린 여성이 몸을 드러내면 희롱을 받을 테니 “브래지어를 해라, 몸을 가려라”는 식이었다. 그러지 않아서 희롱이 일어나면 그건 그의 잘못이 아니라 나의 잘못이라는 말이었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게 그들의 말이었다. 나는 10, 11살 때부터 그런 말을 들었다.

다행히 일을 하면서는 희롱이나 성적 대상화를 겪지 않았다. 그렇지만 여성이 무슨 일을 하든 겪는 것들을 나도 겪었다. 데이트를 하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 놀 때면 “오, 라틴계야? 그러면 넌...”이라는 말을 들었다. 성적 고정 관념을 담은 멍청한 말이 이어지곤 한다. 그들은 내가 섹스할 때 괴상한 짓을 하는지 물어보려 하는 것이다. 그들은 라틴계 여성들은 강간 당하기만을 기다리는 섹시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구해줄 백인 남성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마냥. 내겐 언제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

작년에 나는 백인 남성과 가볍게 사귀었다.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였다. 스킨십을 하는데 그가 “스페인어로 말해볼래?”라고 말했다. 나는 “이 데이트는 이걸로 끝이야. 이건 문제가 있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는 “뭐가 문제야?”라고 물었다. 나는 “우린 아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방금 네가 나를 페티시로 느끼게 만들었어. 그래서 난 완전히 김샜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라틴계 여성들을 이토록 성적 대상화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매체에서 보여지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미국 중부로 자동차 여행을 다녀왔는데, 거기에는 라틴계 여성을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가 누구인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그들의 첫 인상은 매체를 통해 만들어진다. 우리는 보통 제정신이 아닌 급한 사람, 빨간 드레스를 입은 굉장히 성적인 여성들로 묘사된다. 그런 것을 반복해서 보다 보면 그게 진짜라고 생각하게 된다.

라틴계 커뮤니티 안에서도 굉장히 성적 대상화된 미의 기준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끼리도 그러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야 다양한 형태의 미에 대해 개방적인 마음을 갖기 시작하고 있다. 갈색 피부, 길고 검은 머리, 잘록한 허리, 크고 둥근 엉덩이, 섹시한 가슴을 가진 라틴계 여성이 아닌 모습 말이다.

샌디 홍, 29세, 뉴욕, 비영리단체

백인 이성애자 남성들이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들에 대한 페티시를 품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 아시아계에 대한 전반적인 페티시가 있다. 내가 테크 업계나 광고 업계에 있을 때, 유독하다고 느낀 눈에 띄는 행동들이 정말 많았다. 마케팅이나 PR 계에 들어오는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런 업계에서는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구애하듯이 비위를 맞추고 함께 일하기 쉬운 성격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직장 내의 아시아계 여성들에 대한 대화가 부족하다. 이민자 부모 아래서 태어난 1세대로서, 우리의 성공은 교육과 우리가 고르는 직업에 너무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도 아주 크다. 우리는 부모에게서 받는 부담과 관련된 업계를 고르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업계들은 시스젠더 남성들이 지배적인 곳들이다. 그러므로 문제가 있다는 것은 내가 보기에 전혀 놀랍지 않다.

고용주를 비롯하여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이 있다. 당신의 목소리가 제대로 대변되지 못할 때 어떤 불리함을 겪는가? 유색인종 여성이라 겪는 불리함은 무엇인가? 당신의 고용주가 자신의 편견을 깨닫지 못했을 때 당신은 어떤 불리함을 겪는가?

결국 이런 업계들은 백인 시스젠더 이성애자 남성들이 지배한다. 이 정체성에 얼마나 가까운가, 어떤 관계를 맺는가가 당신의 성공을 좌우한다. 아시아계 퀴어 트랜스이며 넌 바이너리인 나는 백인 시스젠더 이성애자 남성들에게 크게 저항한다.

내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야 구원을 찾았다. 자신의 일을 시작한 여러 사람들 역시 나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빨리 바뀌지 않는 곳들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고통을 받고 있다, 페티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걸 바꾸는 것은 늘 그녀의 몫이다. 인식되지 않고 지나가는 트라우마가 많다.

에메랄드-제인 헌터, 37세, 일리노이, PR 기업 설립자

아프리카 출신 흑인인 나는 초콜릿이 어쩌구 하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내가 대상화되는 말이라 듣기 좋은 말은 아니다. 흑인 여성에 대한 호기심을 품은, 흑인 여성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권력이 있는 백인 남성들이 하는 말이다. 그리고 나를 복종시키려는 뜻이 숨어있다.

직장에서 여성이라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흑인 여성에겐 두 배로 어렵다. 뚱뚱하거나 몸매의 굴곡이 뚜렷하다면 그건 저주처럼 느껴진다. 흑인 남성이 당신을 볼 때면 그것부터 본다. 당신은 대상화된다. 뚱뚱하다, 몸매가 뚜렷하다, 엉덩이가 크다. 그들은 그게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방식으로 보여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백인이 흑인에게 하는 희롱, 흑인이 흑인에게 하는 희롱은 다 다른 뜻을 품고 있지만, 희롱이라는 건 마찬가지다. 매체에서 일하며 나는 희롱을 당하고도 웃어넘긴 적이 많았다. 쉬운 업계가 아니다. 처음 프로듀서로 일하기 시작했을 때 나와 동료를 희롱했던 윗사람이 있었다. 그는 우리를 부적절하게 만졌고 자주 희롱했다. 우리가 거기서 일할 때 #MeToo가 시작되었다면 어땠을까?

그러나 지금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건 주로 백인 여성이다. 흑인 여성들이 동등한 힘을 얻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걸 시작한 건 흑인 여성인데도, 흑인 여성들이 “미 투”라고 말하고 다니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전혀 다른 문화적 이슈가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

흑인 여성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된 적이 있긴 한지 모르겠다. 우리는 깊은 곳에서 오는 힘을 받지 못한다. 여성이라는 것 이상, 수치 이상의 무엇이 있다. 우리가 길러지는 방식으로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곧 힘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는 권력이 우리에겐 결코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진다.

남성, 백인 남성, 다른 남성, 백인 여성, 히스패닉 여성 - 맨 밑바닥에 있는 것이 흑인 여성이다. ‘블랙 걸 매직’ 같은 운동이나 개념이 중요한 건 그래서다. 이런 운동 덕택에 나와 내 친구들은 자신감의 원천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가 오프라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였다. 내가 댄서든, 아이 서넛을 키우든 그건 블랙 걸 매직이다. 우리의 힘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었다. 우리의 힘을 이제까지 아무도 깨닫지 못했지만, 누구나 깨달아야 한다.

시도니 엘우드, 27세, 뉴욕, 관리직

누군가 사귀자고 접근했을 때 거절하면 가끔 “흑인 쌍년아!”라는 말을 듣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그냥 넘겨버렸다. 거슬리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흑인 여성으로서 꽤 어릴 때부터 우리의 몸은 사랑이 아닌 쾌락만을 위해 추구된다는 걸 익혔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남성이 특정 방식으로 행동할 때, 그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 즉 흑인인 나의 몸은 그에겐 성적인 대상일 뿐이라는 것을 강화할 뿐이었다.

역사적으로도 그렇다. 노예제 시절의 사라 바트만을 보라[주: 사르키 바트만(Saartjie Batman, 1789~1815). 엉덩이가 거대해지는 둔부지방경화증(Steatopygia)이라는 유전적 특징을 가진 코이코이/호텐토트족 여성으로, 유럽에서 알몸으로 전시되며 구경거리가 되었다]. 의 ‘노예 소녀의 인생에 일어난 사건들’을 쓴 해리엇 제이콥스(1818~1896)[주: 탈출한 흑인 노예. 자신이 성적으로 착취된 경험을 책으로 썼다]를 보라. 역사적으로 흑인 여성들이 성적 자주권을 지니지 못하고, 자신을 소유한 백인 남성들의 쾌락만을 위해서 사용되었던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심지어 지금도 그렇다. 비욘세는 엄청난 재능을 지닌 여성이지만, 그녀의 육체만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다리 사이가 떠?(leg gap)”이 한창 유행했던 걸 기억하는가?

이런 경험을 겪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유감이지만, 여성들이 주저없이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온 세상에 알리고, 이런 일들이 더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전한다는 것에 감사한다.

시리샤 수리, 39세, 캘리포니아, AI 전문가

커리어 초반에 나는 매일 빈디를 하고 출근했지만, 남들과 다른 취급을 받고, 이상하다는 시선을 받고, 동료들에게 질문을 받을까봐 곧 그만두었다. 백인 남성들만 가득한 회의석에서 단 하나뿐인 인도 여성으로 앉아 있다는 건 불편했다. 문화적으로 눈에 띄는 존재라는 사실 때문에 목소리를 내기도 힘들었다.

인종은 분명히 성차별에 더해지는 요소다. 문화적 차이 때문에 대화에서 배제되는 일이 자주 생긴다. 이야기를 파악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승진하고 관리직이 되자 그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익히느라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

아시아계 여성 롤 모델이 드물다는 것도 문제다. 내가 일하는 조직엔 1,500명이 있는데, 내가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임원급 아시아 여성은 단 한 명이다. 결국 내가 혼자 알아서 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여성들은 너무 공격적으로 보일까봐 두려워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리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경우 장벽을 깨기가 어렵다.

커리어를 이어오면서 나는 직장 안팎에서 편견을 겪었다. 나는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보다 다양성이 있는 직장 환경을 만들어 보려 한다.

* 허프포스트US의 기사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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