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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벨' 싫어한 박근혜 정부가 부산영화제를 압박했다는 기록이 드러났다

지난 2014년 부산영화제는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결정하면서 부산시로부터 압박을 받았다. 당시 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다이빙벨’ 상영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에게 전달하면서 시작된 갈등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당시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정황이 문건으로 드러났다.

1월 11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서 시장에게 이 집행위원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하고 서 시장이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기재된 문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희범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작성한 문건으로 제목은 ‘김영한 수석 비망록에 언급된 김기춘 실장의 문화예술 분야 개입 관련’이다.

이에 따르면, 압박의 시작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이다. 당시 교육문화수석은 송광용이었다. 교육문화수석실은 “'다이빙 벨'이 부산국제영화제는 물론 영화제 이후 전국 독립영화관에서 상영되지 않도록” 주문했다.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송광용 교문수석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야기하라는 것이 송수석이 김종덕 장관에게 전한 내용이었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또 김소영 청와대문화체육비서관은 김희범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인사조치를 포함한 답변을 서병수 시장에게 받아내라고 요구했다.

김소영 전 청와대문화체육비서관

이 요구에 따라 김 전차관은 2014년 9월, 서병수 시장을 만났다. 그때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을 앞둔 시점이었다.

김희범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 만남에서 서병수 시장은 “정부의 뜻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리고 서병수 시장의 말을 김 전 차관은 청와대에 전달했다.

서병수 부산시장

문건에 따르면, 서병수 시장은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의 '다이빙벨' 상영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서병수 시장은 김기춘 비서실장과도 직접 통화했고, 송광용 교문수석과 김종덕 문체부 장관과도 통화했다. 김희범 전 차관은 당시 부산시 경제부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상영중단을 요청했다. 청와대의 지시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어졌고 다시 이 지시를 받은 서병수 부산시장이 전방위적으로 부산영화제를 압박했던 것이다. 당시 부산영화제는 ‘다이빙벨’ 상영을 관철시켰다. 이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만나 사퇴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용관 전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그리고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는 부산영화제뿐만 아니라, 전주국제영화제,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제천국제영화제 등 다른 영화제의 상영 작품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016년 서병수 부산시장이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면서 민간 이사장체제로 전환됐다. 지난 2017년 10월,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물러나면서 부산영화제 인사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2일부터 5일까지 새로운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을 공개모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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