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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차로 생긴 종로, 버스가 택시보다 4분 빨랐다

8일 아침 9시30분. 출근 시간이 지났지만 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 앞은 차들이 빽빽했다. 얼마전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생긴 이곳서 흥인지문까지 2.8㎞ 거리를 일반 차로로 가보니 16분이 걸렸다. 택시기사는 “출퇴근 시간엔 예전보다 10분 넘게 시간이 걸린다”며 “차로도 좁아졌지만 곳곳에서 공사를 하고 있어서 지나갈 때마다 신경이 바짝 선다”고 했다. 같은 날 10시30분, 다시 똑같은 거리를 버스로 가보았더니 12분이 걸렸다. 좌회전 차로가 새로 생긴 종로2가 교차로와 동대문역 부근에서만 버스가 느려졌다. 마포~중랑을 오가는 270번 버스를 운행하는 다모아자동차 관계자는 “배차 간격은 출퇴근 때 6분, 평상시 7~8분으로 그대로지만 노선 한가운데를 빠르게 지나면서 전체적으로 버스 운행 속도가 빨라졌다. 기사들 휴식 시간도 5분 정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된 뒤 서울 종로1가~2가의 모습. 버스 전용차로는 한산하고 일반 차선은 차들이 밀려 있다.)

서울시가 지난 12월31일부터 1월5일까지 서울교통정보센터(토피스·TOPIS)를 통해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생기고 난 뒤 출퇴근 시간 차량 통행 속도를 분석해보니 버스는 개통 전과 비교해 13.5% 빨라졌고, 일반 차량은 16.7% 느려졌다. 특히 동대문→광화문 방향은 개통 전엔 버스가 평균 11.9㎞/h로 달렸는데, 중앙차로가 생긴 뒤 2일부터 점점 빨라져 5일 14.8㎞/h를 기록했다. 같은 방향에서 일반 차량은 중앙차로 개통 뒤 28.0㎞/h→22.9㎞/h로 느려졌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많은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출퇴근 시간만 측정한 속도라 낮 시간까지 포함하면 버스가 승용차보다 더 빨리 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버스와 오토바이가 뒤엉켰던 이 곳에 버스길을 따로 내면서 일반 차량은 가급적 줄여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버스나 자전거를 이용하기에도 아직 불편한 점은 많았다. 서울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 개통 뒤 종로 남쪽(도심→외곽) 바깥 차로에 자전거차로를 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종로2~3가 구간은 1.5m 자전거길을 만들기엔 차로가 몹시 좁아보였다. 또 광화문·종로2가·동대문 중앙버스정류장은 도심과 외곽 방향 버스 정류장이 20~50m까지 떨어져 있어서 갈아타기 어려웠다.

동대문역 근처 옛 버스정류장 앞에서 20년 넘게 호떡 장사를 해왔다는 한 상인은 “정류장이 바뀌어 손님이 좀 줄었다. 새 정류장을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하루에 수십명이 넘는다. 길을 두 번씩 건너야 갈아탈 수 있게 정류장을 설계한 것이 문제”라고 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이 3곳은 횡단보도를 옮기지 말아달라는 민원이 너무나 많아서 원래 있던 정류소와 횡단보도 자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8개의 횡단보도를 새로 만들어 최대한 건너기 쉽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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