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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가 흑인 여성 최초로 '세실 B. 드밀' 상을 받다

  • 김태우
  • 입력 2018.01.08 12:14
  • 수정 2018.01.08 13:35

오프라 윈프리가 골든글로브 역사를 새로 썼다.

윈프리는 지난 7일 밤(현지시각)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공로상인 '세실 B. 드밀 상'을 받았다. 그는 이날 시드니 포이티어의 방송을 보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집에서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보고 있을 여자아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윈프리는 이날 "시드니 포이티어 이전에는 흑인 남성이 그런 영예를 안는 걸 보지 못했다. 나는 그런 순간이 어린아이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지 여러 차례 설명해왔다. 엄마가 다른 사람의 집을 청소해주느라 녹초가 된 채 돌아온 집에서 흑인 남성의 수상 장면을 보는 그런 순간 말이다."라며 운을 떼었다. 그러면서 "시드니는 지난 1982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세실 B. 드밀 상을 받았다. 내가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시드니와 똑같은 상을 받는 지금 이 장면을 보고 있을 여자아이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며 자신도 포인티어처럼 어린아이들에게 꿈을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언론의 역할을 언급했다. 부당함과 불평등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언론이 중대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날 가장 화두가 된 주제인 '성추행 문제'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윈프리는 "진실은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래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은 모든 여성들이 자랑스럽다"라며, "몇 년간 성폭력을 견뎌온 여성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우리 어머니와 같이 아이들이 밥을 먹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고통을 견뎌냈기 때문이다. 그들의 정체를 우리는 앞으로도 알 수 없을 것이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레이시 테일러에게는 특별히 감사를 전했다. 테일러는 지난 1944년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중 백인 남성 6명에게 납치돼 성폭행당한 앨라배마 출신의 흑인 여성으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리기 열흘 전 향년 97세로 사망했다. '레이시 테일러 사건'은 재판에 회부되지 않은 채 종료됐다.

윈프리는 "우리가 그랬듯 테일러는 잔인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남성들에 의해 망가진 사회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 누구도 남성들의 권력에 맞서 진실을 밝혀온 여성들을 믿거나 그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시간은 이제 끝났다."라고 말했다. 그 순간 관객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침묵의 시간이 마침내 끝을 보이고 있다고도 말했다. "지금 이 장면을 보고 있는 모든 여자아이들이 곧 새로운 세상이 시작될 거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 날이 마침내 온다면, 그건 모두 오늘 밤 이곳에 모인 훌륭한 여성들과 훌륭한 남성들 덕일 것이다. 이들은 그 누구도 앞으로 '나도 그런 일을 당했어'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도록 힘껏 싸우고 있다."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세실 B. 드밀 상은 윈프리가 생애 최초로 받은 골든글로브 상이다. 윈프리는 앞서 지난 1986년 '컬러 퍼플'에 출연해 여우조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됐고, 2008에는 영화 '위대한 토론자들'의 제작자로 작품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세실 B. 드밀상은 엔터테이인먼트 업계에서 큰 공을 세운 인물에게 주어진다.

윈프리는 무려 25년간 진행한 '오프라 윈프리 쇼'를 통해 인기를 끌었다. 영화배우로서는 1985년 '컬러 퍼플'으로 데뷔했고, 그 후 인종 문제를 조명한 다수의 작품을 제작했다. 윈프리가 제작한 작품에는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등이 있다. 그는 에바 두버네이 감독의 신작 '시간의 주름'에도 출연한 바 있다. '시간의 주름'은 오는 3월 북미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윈프리는 그 외에도 '오, 오프라 매거진'을 창간했고, 하포 스튜디오와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 등의 대표를 지낸 바 있다.

 

허프포스트US의 'Oprah Calls For Day When No One Has To Say ‘Me Too’ During Golden Globes Speech'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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