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강철비'팀은 4일 오후 응원차 KBS 새노조를 찾았다. 그리고 이날도 정우성은 좋은 말을 쏟아냈다.
KBS 새노조 측은 먼저 정우성에게 '본진 폭파' 발언의 배경에 대해 물었다. 정우성이 KBS에 출연해 생방송에서 "KBS 정상화"를 외친 바로 그 발언이다.
여기에 대한 정우성의 발언은 이렇다. (흐름에 맞추어 일부 각색했으며 원본은 영상을 보면 된다)
"방송 날 KBS 입구에 들어섰을 때, 보안요원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다. 이 분위기는 뭐지? 왜 이렇게 삭막할까? 누가 누구의 이야기를 듣기 싫어서 힘으로 제압을 하고 있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MBC 파업은 다 알아도 KBS 파업은 잘 모른다. 매우 중요한 이슈인데 우리가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로 들어갔는데 거기 있던 책상들이 내게 KBS 파업에 대해 언급하라고 이야기했다.
미리 준비한 발언은 아니었다. 작가분이 계셔서 물어봤다.
"여기 질문에 보면 '사회적 관심이 뭐냐'는 내용이 있는데 이 질문을 왜 넣으셨나요?"
그랬더니 작가가 "그냥 요새 관심 있는 걸 이야기하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대뜸 "KBS 정상화라고 답할 건데 괜찮으시겠냐"고 하니 위에다 물어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걸 왜 묻냐. 왜 검열을 하냐"고 했더니 작가가 무안해하면서 "그냥 편하게 말씀하시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리고 방송에서 직접 말을 했다.
KBS 새노조는 정우성의 파업지지 영상에 대해서도 물었다. 새노조 측은 "소셜미디어에 올려준 게 큰 힘이 됐다. 정우성 씨 팔로워가 50만이 넘는다. 조회수는 300만이 넘었다. KBS 뉴스 시청자보다 많을 거다. 그래서 묻는다. 혹시 KBS 사장을 하면 안되겠냐? KBS 사장 자리가 곧 공석이다.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고 정우성에게 질문했다.
그리고 정우성은 여기에 대해 모범답안 같은 답변을 내놨다. 정우성은 "저는 영화배우다. 영화에 충실히 임하겠다. (그 자리는) 더 훌륭하시고 공영성을 살리실 분이 오실 것"이라고 답했다.
정우성의 발언이 이어지자 곽도원은 옆에서 계속 "너 크게 사고친다"고 말했다. 새노조가 왜 그렇게 말했냐고 묻자. 곽도원은 정우성에게 "저 진짜 막 나가는 구나" "국회 나갈래?"라며 장난을 쳤다. 곽도원은 이어 "(새노조에 보낸 영상과 발언을 보면) 정우성은 얼굴만큼 마음도 참 정의롭고 잘생겼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곽도원의 말에 정우성은 또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정우성은 "자꾸 정의라는 말이 나오는 게 씁쓸하다. 나는 영화배우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KBS에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라며 "할 수 있는 발언은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공인이 아니다. 나라의 녹을 받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단지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기 때문에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는 게 여태까지의 (보편적) 생각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민주주의를 꿈꾸고 있고 그래서 광화문 광장을 지나오지 않았냐"며 "이제부터 민주주의를 찾아가기 위한 노력이 시작돼야 한다. 그러려면 정당한 행위를 누구나 스스럼없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