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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나를 증오한다"고 했던 문근영은 이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영상)

배우 문근영은 "살아오면서 누구를 증오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저 자신"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문근영이 21살이었던 2008년,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당시 배우로서 '가을동화', '장화, 홍련', '어린 신부', '연애소설', '댄서의 순정', '사랑 따윈 필요 없어' 등등 여러 히트작을 기록했던 문근영은 정작 '자기 자신'을 가장 증오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인터뷰 내용은 이랬다.

-살아오면서 누구를 증오해본 적 있어요?

=음, 제 자신이요. 내가 상처받기 싫다는 방어 심리의 연장으로 나쁜 결과에 대해서도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있어요. 의식이 늘 내 자신을 향해 있달까, 설명하기 힘든데요. 무척 이기적이면서도 이타적인 거예요. 남들은 배려심이 많다지만 실은 내가 이 사람한테 상처를 주면 그 상처가 내게 되돌아올까봐 혹은 남을 상처준 사실 자체가 상처가 될까봐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거예요. 결국 누굴 죽도록 미워할 상황이라도 하루 이틀 그러다 그 사람 행동을 납득하고 내 자신에게 책임을 돌려요.(씨네21 2008년 6월 27일)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문근영은 아직도 '스스로'를 가장 증오할까? 10년이 흘러 이제 31살이 된 문근영은 조금 다른 대답을 한다.

아래는 문근영이 4일 '타인'을 주제로 한 EBS '지식채널e'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들. 문근영 같은 배우가 아니더라도, 살면서 많은 이들이 경험해봤을 법한 감정이다. (4분 45초 경부터 플레이하면 바로 이 대목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지금은 어떤가요?"라는 질문에) 혐오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혐오한 시간 동안 (나 자신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직은 멀리 있긴 한데,

이제는 조금 서로가 서로를 보는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 배우로 지내면서,

당연히 (작품에서 맡게 되는) '캐릭터'라는 타인도 있었지만,

사실 제 삶에는 너무나 많은 타인들이 있었거든요.

너무나 (저에게) 영향을 주는 타인들이.

(문제의 원인이 되는) 그 타인들을 미워하면 참 편했을 텐데.

그걸 못해서... 자꾸 저를 미워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런 부분이 많이 달라지고, 편해지고, 좋아지니까.

좀더 그런 마음들이 더 생겨요.

어떤 다른..타인에 의해서보다..

나로서 생각하고, 나로서 느끼고, 나로서 살고 싶다..

문근영은 타인에게 쉽게 평가되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해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자 했으나, '타인에게 완전히 이해받는 것'이 사실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고도 말한다.

자신 역시 다른 이들에게는 제3자이고, 타인이고, 조연이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너무 이해받으려고 애쓰고 노력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

10년의 시간을 지나온 문근영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웃으면서 "아직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서로가 서로한테 관심은 있다" "가까워지려고 노력한다"고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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