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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쎈 현장] "'화유기'만의 문제는 NO"..안전 대책 절실한 韓드라마

'화유기' 추락 사고는 비단 '화유기'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화유기' 추락 사고를 계기로 안전한 현장을 만들 수 있는 재발 방지 차원의 대책들을 요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언론노조회의실에서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제작 현장 추락 사고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 언론노조 MBC아트지부 김종찬 지부장, 고(故) 이한빛 PD 동생 이한솔, 김병철 노동상담팀장 등이 참석했다.

먼저 피해자 A씨의 동료들은 사고 당시를 자세히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지난달 23일 새벽, A씨가 장시간 노동 끝에 현장을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갑작스러운 미술 감독의 지시에 따라 3m 높이의 천장에 샹들리에를 설치하다 사고를 당했다는 것. A씨는 천장이 파손되면서 V자 형태로 추락해 큰 부상을 입었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 현재는 수술을 받고 의식을 회복한 상태다. 단, 몸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은 "무리한 편성에 따라 장시간 노동이 반복되는 가운데 계약 내용에 없는 무리한 작업 요구가 빈번해 스태프들의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었고, 제대로 된 설계도면도 없이 부실한 자재로 시공한 환경, 안전 장비 없이 무리한 작업 요구를 수행하다 추락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이 사건의 본질은 방송 제작 현장에서의 안전 불감증이다. 이번 사고에만 집중할 게 아니고 안전 불감증에 대한 본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요구했다.

첫째, 정부는 현재 제작 중인 모든 드라마 현장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를 실시할 것. 둘째, 드라마 제작 현장은 일터이므로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해야 할 것. 셋째, CJ E&M은 구체적인 개선 방안과 이행 계획을 제작 종사자들과 시청자 앞에 내놓아야 할 것. 넷째,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추가 쟁점에 대한 조사와 안전 대책도 강구해야 할 것. 다섯째, 드라마 제작 관행과 시스템을 바꿔야 할 것. 여섯째, 정부, CJ E&M, JS픽쳐스, MBC아트는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 피해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언론노조 MBC아트지부 김종찬 지부장 또한 "제작사 측이 사고 발생 후 어떠한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촬영을 계속하고 있더라"고 토로하며 "열악한 방송 제작 현장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스태프들은 드라마 현장에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방송의 약자로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라고 한국 드라마 제작 현실의 민낯을 고발해 시선을 모았다. 그는 이어 제작사와 CJ E&M, 미술 감독 등이 A씨와 그의 가족들에게 사죄를 구하고 법률적인 대우에도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고 이한빛 PD 동생 이한솔씨는 "이번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소름이 끼쳤다"면서 지난해 CJ E&M과 체결한 구조개선안에 대해 "처음엔 약속한지 6개월 밖에 안 된 상황에서 조금 더 기다려보자 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방송사와 CEO들이 결정을 내리면 즉시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J E&M도 구조개선안을 마련할 당시 이러한 약속들을 했다. 다시는 저희들이 부끄러움을 느끼고 자책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이처럼 이번 '화유기' 추락 사고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드라마 제작 환경의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 이들은 "'화유기'의 촬영 환경이 유독 열악했던 것인가"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 현 방송계가 대부분 이러한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더욱 이번 '화유기' 사고를 계기로 재발 방지 차원의 안전 대책들이 하루속히 실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답하며, 안전 진단을 완료하고 구체적인 대책이 수립될 때까지 사고 현장 세트장의 작업은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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