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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자 시신 영상 올린 한 유튜브 스타가 논란에 휩싸이다

  • 김태우
  • 입력 2018.01.03 12:08
  • 수정 2018.01.04 05:15

유튜브 스타 로건 폴(22)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모습을 찍어 올렸다가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폴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일본 자살의 숲에서 시신을 발견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15분에 달하는 이 영상에서 폴은 후지산 인근 아오키가하라 숲에서 숨진 남성의 시신을 발견한다. 영상은 시신을 반복적으로 비췄을 뿐만 아니라 줌인을 해 더욱 가까이 보여주기까지 했다. 얼굴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하기는 했지만, 사망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폴은 "이건 클릭 베이트(낚시용)가 아니다. 내가 이 채널에 올린 영상 중 가장 진실됐다. 명백한 이유로 이 영상을 통해 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잔인한 영상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이 영상은 유튜브 역사의 한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유튜버들에게 이런 일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장담한다."라고 말하며 영상을 시작했다.

영상 끝에 "우울증과 정신질환, 자살은 농담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 역시 문제가 됐다. 슬픈 음악을 바탕으로 진지하게 경고를 했다고 해서 자살자의 모습을 노출한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문제의 영상은 게재된 지 24시간 만에 수백만 뷰를 달성했지만,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삭제됐다.

트위터리안들은 로건 폴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로건 폴에게,

남동생이 우리 여동생의 시신을 찾았을 때 그는 공포와 혼란스러움, 슬픔에 가득 차 비명을 질렀다. 동시에 여동생을 살리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그 시신은 누군가가 사랑하는 사람의 것이었으니까.

'자살 숲'에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가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 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로건 폴에게,

감히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는가? 역겹다. 많은 어린아이들이 당신을 존경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정말 슬프다. 이 영상이 그들을 깨닫게 했기를 바랄 뿐이다. 당신은 진정한 쓰레기다. 자살은 농담이 아니다. 지옥에서나 썩어라.

로건 폴은 쓰레기다. 이게 사실이다.

자살은 농담이 아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 한 사람의 영웅과 팬을 자살로 잃은 사람들이 있다. 자살로 목숨을 잃은 사람을 영상에 담고 조롱하는 건 자살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안타까운 영혼의 시신을 보고 웃다니. 자살 희생자와 그의 가족, 그리고 당신의 어린 팬들을 모독한 것이다.

로건 폴은 자살한 사람을 악용해 그가 죽은 것을 알면서도 영상을 촬영했다. 만약 이 행동을 지지한다면 당신은 역겨운 사람이다. 로건 폴 역시 역겹다.

그 와중에 다음 올릴 영상을 홍보하기도 했다.

새로운 영상

일본에서 실사판 포켓몬 고를 하다.

비난이 거세지자 로건 폴은 자신의 트위터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폴은 "이런 실수를 한 것도, 이런 비난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라며 "이런 영상을 찍지 않아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다. 조회 수 때문에 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영상이 인터넷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받을 줄 알았다"며 "그저 자살 방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 했을 뿐"이라고도 덧붙였다. 영화 '스파이더맨'의 명대사를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며 그 힘을 잘못 사용한 것 같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 후에도 비난은 계속 이어졌다. 이에 폴은 영상을 통해 "영상을 올리지 말았어야 했다. 카메라를 내려놓고 촬영을 중단했어야 했다. 마음속 깊이 죄송하다"라며 재차 사과에 나섰다. 아래는 폴이 게재한 사과 영상.

잘못된 행동으로 논란에 휩싸인 유튜브 스타는 로건 폴뿐만이 아니다. 스웨덴 출신의 게임 유튜버 '퓨디파이'는 지난해 흑인을 비하하고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해 뭇매를 맞았다. 사과 영상을 올리기는 했지만 논란은 아직도 거세다.

로건 폴의 남동생인 제이크 역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제이크 폴은 지난해 8월 유튜브 영상에서 한 팬이 카자흐스탄 출신이라고 하자 "어딘가 폭파시킬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문제는 논란의 중심에 선 이들을 아직도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로건 폴의 유튜브 팔로워는 420만 명이 넘는다. 또한, 제이크 폴은 현재 128만 명, 퓨디파이는 588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자살·우울증 관련 상담

본인이나 주변 사람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다음 전화번호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살예방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생명의 전화 홈페이지(클릭)에서 우울 및 스트레스 척도를 자가진단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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