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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 시민권 운동인가 혁명인가?

TEHRAN, IRAN - DECEMBER 30 :  People gather to protest over high cost of living in Tehran, Iran on December 30, 2017. (Photo by Stringer/Anadolu Agency/Getty Images)
TEHRAN, IRAN - DECEMBER 30 : People gather to protest over high cost of living in Tehran, Iran on December 30, 2017. (Photo by Stringer/Anadolu Agency/Getty Images)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혁명인가 시민권 운동인가? 이란에서 최근 시위가 연이어 일어나면서, 나는 이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하지만 이란에 있는 사람들조차 설명하기 힘들어하는 걸 설명해보려고 시도해 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에 나는 국무부에서 이란 담당으로 일했고 선거 후에 일어난 시위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살핀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우리는 매일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정확히 말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답하기 불가능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한 걸음 물러서서 냉정하게 상황을 살펴본 뒤 상사들에게 보고했고, 우리의 예상은 정확했다. 8년 전에 우리가 넓게 보고 내렸던 평가의 핵심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 이유를 보여주는 몇 가지 사항들을 설명하겠다.

첫째, 우리는 이란의 통치 체제에 네 가지 핵심 축이 있다고 보았다. 이란인들이 생각하는 정당성, 국가 운영의 효율성, 정치 엘리트들 사이의 통합, 정부의 폭력 독점이었다. 2009년에 시위자들을 단속하며 앞의 두 가지 축은 약화되었다. 2013년 대선에서 하산 로하니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분파들이 뭉칠 때까지 4년 동안 정치적 엘리트들은 분열된 상태였다(분열의 정도는 분파마다 달랐다). 그러나 정부의 강제력은 여전했고 결국 정부는 그 힘을 사용했다.

시위자들에게 있어 지금 상황이 더 힘들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정부의 정당성과 효율적 관리에는 흠집이 난 상태지만, 정치 엘리트들은 2009년처럼 서로에게 적대적이지 않다. 체제의 생존이 위험하다고 생각될 때 이란 정부가 다시 한 번 시위자들에게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과거는 프롤로그에 불과하다.

정반대 시각에서, 우리는 시위자들이 ‘혁명적’ 상황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네 가지 축도 밝혔다. 이란인 다수의 불만, 시위자들의 조직적 네트워크의 연합, 시위자들이 공유하는 이념, 시위 운동 안에서 명백하고 널리 받아들여지는 리더십이 그것이었다. 2009년에 대중의 불만과 리더십은 나타났으나, 국가가 폭력을 독점했기 때문에 다른 축들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겨나지 못했다. 시위자들에 대한 엄중한 단속, 야당 지도자들 투옥 등이었다.

현재 이란에서 대중의 불만은 분명히 남아있지만, 시위자들의 조직화는 약해졌다. 명확한 조직 네트워크가 없는 상태다. 정부에 대한 전반적 불만을 넘어선 공유된 이념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지금까지의 시위에 이렇다 할 리더십은 없었다. 게다가 정부가 폭력을 독점하고 있어 시위자들이 핵심 축들을 만들어 보려한다 해도 쉽지 않다.

8년 전에 우리는 국무부 고위급들에게 정부측의 네 축, 시위자측의 네 축에 대해 설명하고 이란에서 ‘혁명적’ 상황이 만들어지려면 이들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며칠… 몇 주… 몇 달 동안 지켜보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의 판단은 굳어졌다. 앞서 말한 축들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으면 혁명이 아닌 시민권 운동이다.

이 판단은 지금도 유효하다. 현재 상황을 보면, 시위들은 정부 전복 시도라기보다는 이란에서 오래 전부터 계속 되어온 시민권 운동을 더 닮아있다. 앞서 언급한 축들이 모두 이루어지면 분명 달라질 수 있다.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을 볼 때 2009년의 기본적인 평가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이란인들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것은 오래된 이야기다. 이슬람 공화국이 되기 전부터의 일이다. 이러한 이슈들을 지속 가능하며 포괄적인 방식으로 다루지 않는 이상, 국가와 사회의 간극이 완전히 메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2009년에 우리는 상사들에게 시위자들을 향한 폭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언론 자유, 민주적 절차, 평화로운 반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라고 했다. 미국 정부가 이란의 주권을 존중하며, 이란 국내 시위에서 미국이 이슈화되는 것을 피하길 원하며, 이란의 지도자를 결정하는 것은 이란인들의 몫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접근법은 내부 검토를 거쳐 동의를 받았다. 우리가 조언을 구한 이란 정부 외부의 분석가들 대다수는 우리의 결정을 지지했다.

우리의 내부 평가에 반대하고 미국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소수파는 실행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미국이 이란을 침공하기 적당한 때라고 말해준 사람들도 있었다. 이란 정부가 불안정하며, 제재를 가하면 쓰러질 거라는 의견도 있었다. 당시 미국 정부 내에서 내린 평가로는 둘 다 사실이 아니었다. 한 공화당 국회의원은 우리 접근법을 비판하며 우리가 이란의 시위자들에게 ‘복사기(duplication machines)’를 보내야 한다고 끝맺음하기도 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다그치자 그는 복사기들이 무엇인지, 이란 시위자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현재, 미국 정부가 이란 국내 문제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능력이 더 커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8년 전의 청사진과 다른 접근법을 생각하기란 어렵다. 게다가 이란 시위자들은 정신적 지지 외에 미국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이란인들이 미국의 도움없이 정치, 경제, 사회적 염원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미국의 잘난 척이다. 모하마드 카타니 대통령이 1997년에 당선된 이래, 이란인들은 정부에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권 운동을 미국의 영향없이 스스로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란에서 며칠간 시위가 일어난 지금, 상황은 아직 유동적이다. 그러나 적절한 척도를 사용하면 불확실성을 뚫고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중들이 생각하는 정당성, 효율성, 정치 엘리트들의 단합, 강제력은 정부 안정성을 재는 바로미터로 기능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시위의 장기적 생존 능력은 대중의 불만, 조직, 이념, 시위 세력 안의 리더십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를 합쳐보면 격변하는 지금 상황이 혁명에 가까운지, 시민권 운동에 가까운지 결론내릴 수 있다. 이러한 프레임을 사용하고 시위대에 대한 정신적 지지를 보내는 동시에, 미국은 이란 내에서의 미국의 힘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이 바꿀 수 없는 단순한 진실이 있다. 이것은 이란의 문제고, 시위자들은 이란인들이고, 해결책도 이란에서만 나온다는 것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Iran Protests: Civil Rights Movement Or Revolution?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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