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란 의심을 받는 자동차 시트 부품 생산업체 다스(DAS)의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이 칼을 뽑아들었다.
다스를 둘러싼 두 개의 수사 갈래 중 120억 비자금 관련 수사팀장 문찬석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56·사법연수원 24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 팀장은 대검찰청 형사2과장, 인천지검 특수부장, 조세 전담부서인 중앙지검 형사4부장을 거처 2013년 서울중앙지검 초대 증권범죄합수단장을 맡은 '특수통' 검사이자 그 중에서도 '금융범죄 수사의 국내 최고 전문가'다.
문 팀장은 1995년 광주지검에선 공안부 검사였다가 2001년 증권·금융 분야로 진로를 변경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소속으로 코스닥 상장사인 '리타워텍' 주임검사로 수사하면서 단순 주가조작인 줄 알았던 사건이 대형 비리 사건으로 확대되는 것을 목격했고 관련 범죄의 위험성에 일찌감치 눈을 떴다.
인천지검 재직 당시 건설업자가 인천 지역 유력 정치인에게 뇌물을 상납한 사실을 적발하고 이 돈을 받은 홍종일 전 인천부시장, 이호웅 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등을 재판에 넘겼다.
2013년에는 증권시장에 작전세력이 기승을 부리자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 증권범죄합수단을 출범시켰고 문 팀장은 초대 합수단장을 맡았다. 당시 한국거래소와 금감원,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야만 검찰에 넘어왔던 증권범죄 사건을 한 번에 넘겨받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정착시키기도 했다.
이후 '금융범죄중점검찰청'으로 서울남부지검이 지정되면서 합수단은 남부지검에 둥지를 틀었고 금융조사1·2부까지 이관됐다. 문 팀장은 합수단을 지휘하는 초대 남부지검 2차장자리에 올랐다.
합수단은 출범 이후 약 2년6개월간 185명을 구속기소하고 증권시장에서 부당하게 얻은 이익을 끈질기게 추적해 총 57건에 대해 431억6000만원을 추징하기도 했다.
서울남부지검 합수단은 '증권사범 집중검거반'을 꾸려 주가조작 수배자 중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이들을 집중적으로 추적해냈다. 당시 업계에선 문 팀장을 '여의도 저승사자'라고 불렀다.
문 팀장은 지난해 6월 '공인전문검사' 인증제도에서 최초로 시세조종 수사분야에서 '검은띠' 인증을 받았다. 블랙벨트는 전문지식 및 실무경험이 풍부해 검찰을 대표할 만하다고 인정되는 검사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전문분야 전담 경력 △관련 학위 및 논문 △복무평가 △인품 및 전문분야에 대한 대내외적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문 팀장은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에 이어 동부지검 차장검사로 옮긴지 약 4달 만에 대검찰청 반부패부(부장 김우현 검사장)의 지휘를 받는 다스 횡령의혹 관련 고발 사건 수사팀장으로 발탁됐다. 현재 수사팀은 중앙지검 직무대리로 발령이 난 상태다.
채동영 전 다스 경리팀장이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수사팀이 공식 업무를 개시한 지난 26일 이후 엿새동안 방대한 자료분석과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다스 전 직원들을 잇따라 소환하며 수사에 시동을 걸고 있다.
수사팀은 다스의 120억원이 정호영 전 특검의 수사대로 개인의 횡령인지, 회사가 조성한 비자금인지 그 성격을 규명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피고발인'인 '성명불상의 다스 실소유자'에 대한 실체가 드러날지도 관건이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던 '검은띠' 문 팀장이 다스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어디까지 규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