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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을 위한 소개팅 프로그램은 어떨까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장애 때문에 짝을 찾지 못한다면 당사자에게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를 찾지 못한 이성들과 전국가적인 손해가 아닐까? 내 주변엔 멋지고 능력 있는 장애인들이 너무도 많다. 그들도 연애하고 시집가고 장가갈 수 있도록 미디어에게 장애청년 결혼 시키기 프로젝트를 건의해 본다.

  • 안승준
  • 입력 2017.12.27 12:35
  • 수정 2017.12.27 12:37

날씨가 춥긴 추운지 올해는 롱패딩이라는 녀석이 고등학생들 교복이 되고 단체 등산하시는 아저씨들 유니폼도 되었다 한다.

그런데 아무리 두껍고 기다란 그 녀석도 솔로들 옆구리까지는 책임지지 못하는지 연말 모임마다 소개팅 주선을 주고받는 분주하고 간절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사진이나 대략의 프로필을 교환하는 고전적인 방법부터 SNS나 문자를 그 자리에서 주고 받는 성질 급한 녀석들까지 종류도 모양도 가지각색이지만 그 순간만 되면 내 역할과 위치는 매우 애매모호한 상황이 되고는 한다.

분명 같은 자리에 앉아있고 나도 이성에 관심 많은 솔로인데 그 주제에서만큼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투명인간이 되어버린다.

멀쩡하지 않은 눈 가진 내게 누군가를 소개시켜주려고 먼저 나서는 녀석을 만나본 적도 거의 없지만 나 또한 스스로 나서서 굳이 주변 곤란하게 만드는 무리한 용기를 내지도 않는다.

"승준이는 능력 있으니까 알아서 잘 하잖아!" 라던가 "저 놈은 너무 골라서 누굴 소개시켜 줄 수가 없어." 라는 큰 의미 없는 멋쩍은 한마디를 건네는 녀석들도 있지만 결국 표현하고자 하는 궁극적 의사표시는 매 한가지로 "장애인은 좀 곤란해"가 맞는 것 같다.

스무살 파릇파릇한 새내기 대학생 때도 그랬고 안정적인 직장 가진 신입교사 때도 그랬고 강의 다니고 방송 나가고 나름 잘 나갈 때도 여전히 그랬다.

분명 격 없는 친구이고 가족 같은 동료인데 소개팅 이야기만 나오면 내가 함께할 자리는 자연스레 없는 것으로 합의가 되었다.

그래서 난 살면서 소개팅이라는 것을 거의 해 본적이 없다.

괜히 어색한 상황 피하려고 난 소개팅 같은 만남은 인간적이지 못해서 별로라고 진심 없는 선을 긋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속 모르는 녀석들은 승준이는 그런 것엔 관심도 없다고 먼저 발표를 하기도 한다.

몇 안 되는 내 연애스토리가 소개팅 아닌 자발적이고 야생적인 구조에서 기인하였던 것은 이제와서 말하건대 의지나 신념이라기보다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환경과 상황 때문이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인식은 정말 많이 변하고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내 주변은 더 빨리 더 많이 변하고 있다.

그 때문에 나도 몇 번의 연애도 하고 때로는 내 매력에 먼저 접근을 시도해 오는 여성들도 만나 보았다.

그렇지만 내 조건이나 인성 혹은 내가 가진 여러 면에 긍정적인 호평을 하는 사람들 조차 다른 누군가에게 이성으로 나를 소개시키는 것만큼은 엄청난 용기가 아니면 힘든일로 느끼는 것 같다.

나 스스로는 좋아할 수 있지만 소개를 시켜주는 것은 어쩌면 예의를 벗어난 불문율로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나조차도 비장애 친구에게 장애 있는 친구를 짝으로 소개시킨다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기는 하다.

우리에겐 아직 그 부분에서만큼은 넘어서지 못하는 큰 턱이 있는 것 같다.

조금 오래전 내가 어렸을 때 TV에서는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프로그램이 있었다.

농촌을 지키는 젊은 청년들과 도시의 아가씨들이 사랑의 작대기를 주고받는 공개미팅 형식의 방송이었다.

농촌총각에 대한 이미지가 장애인만큼이나 왜곡되어 있었던 때문인지 미디어와 국가가 힘을모아 장가까지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편성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청년들은 선택을 받기 위해 최신 유행의 춤을 추기도 하고 지적인 매력을 뿜기도 했다.

방송에 출연한 그들은 막연하게 내 머릿속에 남아있던 밀짚모자 쓴 농부아저씨의 이미지가 아니었다.

함께 출연한 여성들의 눈에도 당연히 그랬을 것이고 꽤 많은 도시농촌 커플이 탄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즈음에 함께 방송된 농촌드라마 속 멋진 배우들은 프로그램의 인기와 농촌총각 이미지 개선에 큰 힘을 보태었었다.

지속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방송의 효과는 도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정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이성을 만나고 짝을 이루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고 권리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바쁜 현대인들이 자연스런 연애만으로 모두 짝을 찾기는 힘든 것도 현실이다.

누군가는 소개를 해주고 누군가는 소개를 받기도 한다.

소개팅의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 젊은이들을 위해 미팅 프로그램 하나쯤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장애 때문에 짝을 찾지 못한다면 당사자에게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를 찾지 못한 이성들과 전국가적인 손해가 아닐까?

내 주변엔 멋지고 능력 있는 장애인들이 너무도 많다.

그들도 연애하고 시집가고 장가갈 수 있도록 미디어에게 장애청년 결혼 시키기 프로젝트를 건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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