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일본의 '크리스마스를 없애버리자'는 집회는 올해도 열린다

  • 박수진
  • 입력 2017.12.22 12:18
  • 수정 2017.12.22 12:30

2016년 집회 사진

매해 12월 24일 도쿄 시부야에서 '크리스마스 분쇄' 집회를 여는 ‘혁명 비인기 동맹’(革命的非モテ同盟)이 이번 주말에도 모일 예정이다.

'혁명 비인기 동맹'은 “비인기는 계급문제이며 인기 없는 사람도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비인기들이 연대하자”는 주장으로 2006년 창설된 단체다. '동맹'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2017년 12월 24일에도 마찬가지로 시부야에서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집회는 거리 행진 방식으로 진행되며, 참가하려면 사전 신청을 해야 한다. 이들은 "평소 '*리얼충 문화'에 대해 안고 있는 울분을 시부야의 중심에서 마구 주장하자"며 '크리스마스 분쇄', '연애 자본주의 반대', '결혼하지 않을 자유를', '부부는 자기비판하라', '오타쿠 문화를 반대하는 세력에 저항하자', '섹스 횟수로 인간을 차별하지 마라' 등의 구호를 공개했다.

[*리얼충 = 일과 연애에 성실한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

2016년 집회 사진

지난해 집회에 참가한 '동맹' 평의회 의장 마크 워터는 “다양한 인종과 종교의 사람들이 사는 미국에서는 이미 정치적 공정성의 관점에서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란 말을 쓰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분쇄가 세계적인 주류가 되고 있다. 우리의 주장은 처음부터 옳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동맹'은 2월에는 '발렌타인 분쇄' 정기집회를, 3월에는 '화이트데이 분쇄' 정기집회를 열고 있으며 지난 11월에는 '할로윈 분쇄 파티(※ 의상 금지)'도 개최했다. 지난 2월 '제과회사들의 음모에 놀아난다'는 구호와 함께 열린 '발렌타인 분쇄' 집회에서, 아키모토 타카유키 대변인은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는 성 역할을 강요하고 연애에서 가치를 발견하지 않는 사람들과 비인기들을 압박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 내 반응은 다양하다. '결국 솔로 모임 아니냐', '가족이나 친구들과 즐겁게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은데 오버한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일본에 크리스마스는 커플로 보내야한다는 이상한 문화가 있는 건 사실'이라거나 '유머러스한 풍자 이벤트'라는 호의적인 반응도 있다.

올해에도 참가자들의 자유발언 시간이 있으며 혐오 발언이나 주제와 관계 없는 발언의 경우 제한한다. '동맹' 측은 참가를 원하는 이들을 향해 "유사품을 주의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