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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선언' 반대 유엔결의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됐다

  • 김원철
  • 입력 2017.12.22 05:36
  • 수정 2017.12.22 05:38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미국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유엔 결의안이 총회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누가 찬성하는지 이름을 적어 두겠다"는 미국 정부의 노골적 협박에도 불구하고 나온 결과다. 국제사회에서 미국 고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엔에 따르면, 유엔 총회는 21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특별 본회의를 열어 '예루살렘 결의안'을 채택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미국 결정에 유감을 표하고, 각국가에게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지 말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미국의 동맹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128개국이 찬성표를 던졌다. 한국도 찬성했다. 반대표를 던진 국가는 미국, 이스라엘, 과테말라, 온두라스, 마셜 제도, 미크로네이사 연방, 나우루, 팔라우, 토고 등 9개국 뿐이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대부분 소국들이었다. 기권국은 35개로 보통 총회 의결에서 나오는 수준이다. 유엔총회 결의안은 과반의 지지를 받으면 채택된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무산됐다. 15개 이사국 중 미국을 제외한 14개 이사국은 결의안에 찬성했다.

안보리에서 채택이 무산되자 아랍권 국가들과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대표한 터키와 예멘이 총회 개최를 요청했다. 안보리 이사국의 거부권으로 특정 사안이 안보리를 통과되지 못할 때를 대비해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만든 규정에 따른 절차다.

유엔총회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표결 전날인 2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결의안에 찬성하는 나라들에게 원조를 끊겠다고 협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그들은 수억달러, 심지어 수십억달러를 가져가고 우리한테는 반대하는 투표를 한다”며 “우리를 반대하는 투표를 하게 내버려둬라. 우리 돈이 절약된다.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같은날 트위터에 “우리가 도왔던 나라들이 우리를 겨냥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않는다”며 “우리의 결정을 비난하는 투표가 있을 것인데, 미국은 그 이름들을 적어둘 것”이라고 적었다.

헤일리 대사는 표결 직전 유엔총회장 연단에서도 “미국은 총회장에서 공격 대상으로 지목된 이날을 기억할 것이다. (유엔에) 가장 큰 기여를 하라고 다시 한번 요청받을 때 이것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또한 투표결과에 상관없이 예루살렘으로 미국 대사관을 옮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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