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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병원 신생아 유족들 '유족에는 설명 없이 기자회견부터 열었다' 분통

ⓒ뉴스1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병원측의 대응 태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병원측은 17일 오후 이번 사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문제는 이를 유가족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기자회견을 여는 바람에 유가족의 분노를 샀다. 더구나 병원 측은 사고 이후 유가족들을 따로 만나 전후 사정에 대한 설명 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혜원 이대목동병원장은 이날 오후 2시 병원내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생아 중환자실에 재원하고 있는 환아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유발돼 사망하는 매우 이례적인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과 보건소, 경찰 등 관계기관과 원인파악과 후속조치 중"이라면서 "불행한 일에 진심으로 유가족에 사과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이날 병원측은 이번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빠른 시일 내에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이 전부였다.

병원측의 무성의한 대응에 유가족이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을 이번 사고로 사망한 신생아의 아버지라고 밝힌 한 남성은 "브리핑 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렇게 찾아왔다"며 "유가족에게 먼저 알렸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병원 관계자는 이에 "조사 결과가 나오면 추후 후속조치하겠다"며 말을 돌렸다. 유가족 아버지는 재차 "이런식으로 유가족을 대응하면 가만있지 않겠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병원의 늑장 신고도 논란거리다. 병원측은 환자 4명이 사망하는 이례적인 사고에도 불구하고 유가족이 먼저 신고를 한 뒤에야 경찰에 뒤늦게 수사를 요청했다.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당시 환아들의 상태 등을 숨기는 듯한 태도로 일관해 의문을 증폭시켰다. 병원측은 "지난 16일 오후 5시44분부터 11시10분까지 4명의 환아에 대해 심정지가 발생했고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했다"며 "모두 미숙아였고 원인을 파악중이다. 매우 이례적이다"고만 설명했다.

신생아 중환자실에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했다는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있었지만 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자리를 뜨기도 했다.

당시 사망한 환아와 중환자실에 함께 있던 12명은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 조치된 상태다. 4명은 퇴원조치됐고 4명은 강남성심병원, 세브란스병원과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에 각각 1명씩 보내졌다. 환아들이 있던 중환자실은 현재 출입이 통제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까지 사고 당시 의사와 간호사 등 병원 근무자와 유족들을 상대로 1차 조사를 마무리한 상태다. 또한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신생아들의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사고의 심각성을 고려해 현재 양천구 보건소 관계자와 서울시 역학조사관 등도 이날 바로 현장에 투입돼 병원측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당국도 이러한 조사를 통해 결과가 나오면 즉시 대응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며 "사건 특성상 부검 및 감정 결과 등을 종합해 사고원인을 밝혀야 하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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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뉴스 #이대목동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