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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에서 이례적으로 대면한 북한과 미국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 허완
  • 입력 2017.12.16 06:22
  • 수정 2017.12.16 06:34
North Korea's Ambassador to the UN Ja Song Nam attends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meeting on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at U.N. headquarters in New York City, New York, U.S., December 15, 2017. REUTERS/Brendan McDermid     TPX IMAGES OF THE DAY
North Korea's Ambassador to the UN Ja Song Nam attends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meeting on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at U.N. headquarters in New York City, New York, U.S., December 15, 2017. REUTERS/Brendan McDermid TPX IMAGES OF THE DAY ⓒBrendan McDermid / Reuters

북한에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했던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한 발 물러섰다.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비가역적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가 대화의 목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

이례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미국과 대면한 북한은 스스로를 '책임있는 핵보유국'으로 규정하며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는 나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15일(현지시각) '북한과 (핵)확산방지'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 회의에서 틸러슨 장관은 "(북한을 향한) 압박은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봄 미국은 완전하고, 입증 가능하고, 비가역적인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를 위한 진지한 협상에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경제·외교적 제재라는 평화적 압박을 개시했다"며 "이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우리의 다짐은 현재 더 굳건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의 결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입장은 굳건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틸러슨 장관은 "북한은 불법적인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합류함으로써 방향을 바꾸거나 (지금처럼) 계속 자국 국민들을 빈곤과 고립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며 "선택은 북한의 몫"이라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북한과의 전쟁을 추구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틸러슨 장관은 "며칠 전 말한 것처럼 대화가 시작되기 전에 북한의 위협적 행동에 대한 지속적인 중단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북한은 (협상 테이블로의) 복귀를 얻어내야(earn)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며칠 전 언급했던 '전제조건 없는 대화'의 의미를 한층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와 동시에 우리는 소통채널을 계속 열어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미국의 제안을 일축했다.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북한은 책임있는 핵보유국이며,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로 간주한 것.

이어 자 대사는 "북한은 핵무기 기술의 불법적인 이전을 막을 절대적으로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핵) 비확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는 나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우리의 핵무기 보유는 우리를 향한 미국의 핵위협과 공갈에 맞서기 위해 우리의 주권과 존립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 행동"이라며 "누군가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그건 오직 미국 뿐"이라고 말했다.

자 대사는 "미국은 핵무기를 완성이라는 위대한 역사적 사명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우리 공화국의 엄청난 힘에 의해 겁에 질려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 대사는 또 "핵무기로 다른 국가를 위협하는 국가는 미국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미국과 한국의 합동 군사훈련 "도발"을 유엔 안보리에서 다뤄야 한다는 자신들의 주장이 계속 무시당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한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 한국의 합동 군사훈련을 거론하며 양측이 모두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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