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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우병우가 구치소로 이동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세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소명을 마치고 구치소로 이동했다. 우 전 수석 구속 여부는 14일 늦은밤 또는 15일 새벽에 판가름날 전망이다.

민간인·공무원, 진보교육감 불법사찰과 과학계·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우 전 수석은 14일 오전 10시18분쯤 법원에 출석했다.

우 전 수석은 출석에 앞서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통상업무라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잘라 말했다. 영장심사에서도 불법사찰 혐의를 민정수석으로서의 통상업무라고 주장하며 검찰과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된 양측의 소명절차는 5시간 넘게 진행됐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후 3시59분쯤 굳은 표정으로 소명을 마치고 나와 구치소로 이동했다.

우 전 수석은 '어떤 점을 소명했나' '3번째 심사였는데 심경 어떠한가' '불법사찰에 관여한건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구치소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이 취재진에 밀려 유리문에 왼쪽 가슴을 부딪히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소위 '레이저' 눈빛으로 취재진을 한 차례 쏘아본 뒤 차에 올랐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 그대로 수감되고 기각하면 귀가하게 된다. 권 부장판사는 지난 4월에도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청구한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심리, 기각한 바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지난 11일 우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지난해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게 본인을 감찰 중인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뒷조사해 보고하도록 지시하고, 총선 출마 예정인 전직 도지사와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의 비위를 사찰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국정원에 정부비판 성향의 진보교육감들의 개인적 취약점 등을 파악하고 보고할 것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국정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교사의 교육청 발탁, 친교육감 인사의 내부 승진 등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 산하의 정부비판 단체 현항과 문제 사례를 파악할 것을 지시하고 문화예술계 지원 기관들의 운영 현황 등을 지시해 보고받은 혐의도 있다.

법원 관계자는 "지난번 우병우 피의자에 대해 영장 청구 및 재청구됐던 사건은 이미 불구속 기소가 됐고, 이번 영장청구건은 별개의 범죄사실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컴퓨터 배당에 따라 영장전담법관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미체포 피의자의 경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후 통상 이틀 뒤에 심문기일이 열리지만 우 전 수석은 3일 뒤 진행됐다. 이에 대해 법원은 권 부장판사가 12일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영장심사를 진행해야 하고 13일도 다른 영장심사가 적지 않아 기록검토 시간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9일과 지난 10일 우 전 수석을 두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앞서 지난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우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 국회증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오민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영장청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의 정도와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특검으로부터 사건을 인계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4월 강요 등 혐의를 추가해 2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혐의 내용에 관해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는 게 충분히 소명되지 않는다"며 이를 기각했다. 우 전 수석은 이번에도 권 부장판사의 심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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