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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가 '세계 최장수 지역' 타이틀을 뺏긴 이유

  • 이진우
  • 입력 2017.12.14 14:53
  • 수정 2017.12.14 14:54

세계 최고 장수 국가인 일본에서도 최장수 지역으로 꼽혀온 남부의 열도 오키나와의 순위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무슨 일일까?

일본 후생노동성은 13일 전국 47개 도·도·부·현 평균수명(2015년 기준)을 발표했는데, 오키나와 여성은 7위(87.44살)에 그쳤다. 오키나와 남성은 80.27살로 36위까지 떨어졌다. 규슈 북서부 사가현(81.78살)이 나가노현(81.75살)을 밀어내고 처음으로 남성 평균 수명 1위에 올랐다. 여성은 나가노현(87.67살)이 1위다. 꼴찌는 남녀 모두 아오모리현이다.

후생노동성이 5년마다 발표하는 평균 수명 순위에서 오키나와 여성은 2005년까지 7회 연속 전국 1위였으나, 지난번 발표 때인 2010년에 3위로 내려가더니 이제 더 추락했다. 남성은 1995년 4위에서 2000년 26위로, 이번에는 하위권으로 내려갔다. 지역 신문인 '오키나와 타임스'는 “평균 수명 오키나와 다시 한 번 쇼크”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오키나와에는 1993년 ‘장수 일본 제일’이라고 쓴 석비까지 세워졌으나 명성은 점점 흐려지고 있다.

햄버거 체인 A&W 오키나와 나고시 점포의 모습. 미국에 본사가 있는 이 업체는 일본 오키나와에 점포 30곳을 열고 있다.

오키나와의 평균 수명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다른 지역이 올라가는 데 비해 정체되고 있다. 오키나와는 2010년 조사에 견줘 여성과 남성이 각각 0.42살과 0.87살 올랐다. 문제는 젊은 세대일수록 건강 문제가 크다는 점이다. 오키나와 주민의 기대여명은 75살은 전국 2위이지만 40살은 38위로 떨어진다.

오키나와인들이 장수 지역이라는 영예를 뺏긴 이유로는 미국식 고지방 식습관을 드는 경우가 많다. 오키나와는 일본의 패전 뒤인 1945년부터 72년까지 미군의 통치를 받았고 지금도 미군기지가 집중돼있다. 그래서 패스트푸드 문화가 빨리 퍼졌다. 2014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햄버거 가게 수가 9.36곳으로 전국 1위다. 통조림 햄과 스테이크를 많이 먹기로도 유명하다. 2012년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오키나와 남성(20~69살)의 비만율은 45.2%로 전국 평균(30.4%)을 훌쩍 넘는 1위다.

전국 최저 평균 임금을 기록할 만큼 열악한 경제 상황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과도한 음주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오키나와현의 2015년 설문조사 결과, 알코올 의존증이 의심되는 남성 비율은 14%로 전국 평균의 2.3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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