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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빈 방문 중 이상한 일들이 계속 터지고 있다

  • 김원철
  • 입력 2017.12.14 12:24
  • 수정 2017.12.14 13:03

문재인 대통령이 13일부터 3박 4일간 중국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방중 와중에 이상한 일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도착 첫날 공항 의전에서부터 뒷말이 나왔다. 중국은 문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하는 대표로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보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중국은 2013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방중 때 장관급인 장예쑤이 외교부 상무부부장(수석차관)을 보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는 이번처럼 차관보급 인사를 내보냈다.

작년 10월 취임 후 첫 외국 순방지로 중국을 택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방문 때는 왕이 외교부장을 공항에 내보냈다. 지난달 트럼프 미 대통령 중국 방문 때는 외교부장보다 고위급인 양제츠 국무위원이 공항에 나왔다.

시진핑 주석은 베이징을 비우고 난징으로 향했다. 손님이 오는데 주인이 자리를 비운 셈이다. 이번 방중은 외국 정상의 방문 형식 중에서 가장 격이 높은 국빈 방문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달 7~8일 한국을 국빈 방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국을 할 때 동남아시아 순방을 떠나는 문 대통령이 탄 ‘공군 1호기’가 트럼프 대통령이 탄 ‘에어포스원’의 이륙을 확인한 뒤 출국했던 건 국빈에 대한 예우 차원이었다.

중국 경제의 사령탑이자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와의 만남도 당초 추진했던 오찬 형식이 아닌 늦은 오후의 면담 형식으로 결정됐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달 필리핀에서 리 총리와 상견례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오찬을 하면서 '사드 보복' 철회를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등 깊은 대화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은 결국 늦은 오후로 면담 일정을 통보했고,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다른 일정도 함께 순연됐다고 한다.

중국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가 지난 11일 방영한 문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편집한 것도 논란을 낳았다. CC-TV는 문 대통령의 발언 일부를 삭제하고 내레이션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편집해 특정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문 대통령 행사를 취재하던 한국 기자들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 10시50분쯤 베이징 국가회의중심 B홀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장에서 연설과 타징 행사를 마치고 개막식장 뒤편에 있는 한국 기업부스를 돌아봤다. 오전 10시56분쯤 문 대통령이 맞은편 한·중 스타트업 부스가 있는 홀 쪽으로 이동하는 도중 중국 경호원들이 한국 기자들을 제지해 문 대통령과 경호원들만 개막식장을 빠져나갔다.

기자들은 비표를 제시하고 중국 경호원 측에 항의했다. 하지만 중국 경호원들이 A기자의 멱살을 잡아 뒤로 넘어뜨렸다. 이 장면을 기자들이 촬영하려고 하자 중국 경호원들이 달려들어 카메라를 빼앗아 던지려 해 양측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후 한국 기자들이 문 대통령이 있는 홀 쪽으로 이동했지만 입구에서 다른 중국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취재 허가증인 ‘비표’를 보여줘도 계속 제지하자 다시 언쟁이 벌어졌고 중국 경호원 10여명은 B기자를 복도로 끌고 나가 주먹과 발로 집단 구타하기 시작했다.

1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국빈방문 행사를 취재하던 한국의 한 사진기자가 베이징 국가회의 중심 B홀에서 중국 측 경호 관계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 당해 쓰러져 있다.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 '에서 스타트업관 이동 중에 폭행당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춘추관 관계자는 폭행 장면을 목격하고 중재에 나섰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호원들이 바닥에 쓰러진 사진기자을 향해 주먹과 발로 얼굴 등을 구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심지어 춘추관 관계자도 뜯어말리는 과정에서 넘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국 경호원은 바닥에 엎어져 있는 B기자의 얼굴을 발로 차서 강타했다. B기자는 오른쪽 눈이 심하게 부어오르고 코피를 흘렸다.

1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국빈방문 행사를 취재하던 한국의 한 사진기자가 베이징 국가회의 중심 B홀에서 중국 측 경호 관계자에게 폭행 당하고 있다.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 ''에서 스타트업관 이동 중에 폭행당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사건 발생 후 외교부는 긴급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중국정부에 즉각 유감의 뜻을 이미 전달을 했다. 그리고 사건 진상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사진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대한민국 국민의 알권리를 대표해 취재 중인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고 집단 폭행한 것은 대한민국을 폭행한 것과 다름없다”라며 “양국의 우호증진을 위해 국빈 방문한 대통령과 함께 온 한국 취재진을 이렇게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생각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손님을 불러놓고 자기 집 안방에서 폭행하는 것이 중국식 예법인가”라며 “중국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라고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한국이 주최한 자체 행사에서 일어난 일"이라면서 '유감'이 아닌 '관심'을 표명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루캉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방금 관련 소식을 들었다. 만일 누군가 부상을 당했다면 당연히 관심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는 문 대통령 방중에 맞춰 한국 측에서 주최한 자체 행사"라면서 "비록 한국이 주최했어도 중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큰 관심을 표명한다"고 했다. 또 "더 자세한 관련 사항은 한국 주최 측에 알아보겠다"면서 "작은 사고이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 측 책임 하에 일어난 일'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주최측인 코트라가 고용한 보안업체 직원들이라도 중국 공안과 얽혀있고, 이날 현장 지휘 책임 역시 공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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