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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측 컴퓨터도 믿지 못할 만큼 북극 기온이 너무 빨리 올랐다

  • 허완
  • 입력 2017.12.14 11:25

북극권 한계선에서 북쪽으로 320마일(약 514km) 떨어져 있는 미국 최북단 도시인 알래스카주 우트키아그빅(배로우)에서는 1920년대부터 기온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이번달 초, 미국 기후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하는 도중 국립환경정보센터(NCEI) 전문가들은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우트키아그빅에서 수집되었어야 할 2017년의 모든 데이터와 2016년 일부 데이터가 몽땅 누락된 것.

이는 우트키아그빅에서 기록된 기온이 역대 어느 때보다 따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온이 너무 오른 나머지 데이터를 감시하고 비정상적 내용을 제거하도록 설정된 자동화 컴퓨터 시스템이 이를 '비현실적'이라고 인식하고 이 자료를 모두 배제한 것.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의 기후 모니터링 부서를 담당하는 데크 아른트는 이 사건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트키아그빅에 있는 관측소가 집계한 평균 기온이 지금 너무 급격하게 바뀌는 바람에 관측소 계측장치나 환경의 인공적인 변화를 감지하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이 작동했으며, 해당 정보를 NCEI의 알래스카 기온 분석 자료에서 배제함으로써 북알래스카 지역이 실제보다 더 추웠다고 분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는지 면밀히 분석한 아른트는 시간 흐름에 따라 관측소의 위치, 기온 기록 장비, 기본적 절차 등이 변화하면서 이런 요인들이 데이터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CEI는 부정확한 정보를 걸러내는 한편, 센서 파손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연구진들에게 경고를 보내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위성으로 빙하를 모니터하기 시작한 1979년 이후, 우트키아그빅의 1월~9월 평균 기온은 섭씨 영하 16도 수준까지 올랐다. 남부 48개주에서 나타난 온도 변화폭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이처럼 기온이 올라가면서 북극해의 빙하는 급격하게 줄어들었으며, 이는 다시 한 번 온난화로 이어진다. 기온 상승과 빙하 축소의 악순환이 더 극심한 기온 상승 및 빙하 축소로 반복되면서 우트키아그빅 관측소는 해야 할 일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바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거대한 위험 신호를 보낸 것이다.

결론적으로 관측소의 계측기가 고장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고장난 건 기후였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Arctic Temperatures Are Rising So Fast Computers Don’t Believe They’re Real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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