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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유배지' 폐쇄됐다

ⓒ뉴스1

'문화방송(MBC)'에서 과거 기자·피디 등을 쫓아 보낸 ‘유배지’들이 마침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3일 문화방송이 발표한 조직개편을 살펴보면,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신사업개발센터가 모습을 감췄다. 두 센터는 모두 안광한 사장 시절인 2014년에 각각 △모바일 맞춤형 콘텐츠 웹페이지 개발 △모바일 게임과 문화공연 분야에서 수익 사업을 발굴한다는 취지로 신설됐다. 하지만 문화방송 안팎에서는 대표적인 ‘유배지’로 꼽혔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에 빈 곳이 있는데도, 두 센터가 각각 서울 구로구 구로동과 여의도에 사무실을 꾸린 데다가 2012년 파업에 참여한 기자·피디 위주로 인사를 낸 탓이다.

두 센터가 ‘유배지’라는 의혹은, 앞서 지난 8월 노조가 권재홍 전 부사장의 문화방송 사장 후보자 면접 속기록을 폭로하면서 뒤늦게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속기록을 보면, 올해 2월 방문진 이사진 일부는 권재홍 당시 부사장을 면접하는 과정에서 언론노조 소속 기자·앵커·피디의 현업 배제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노조원들을 보도본부 바깥으로 내보내어 관리할 방안을 질의한 것이다.

이에 권재홍 당시 부사장은 “부사장 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라며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 경인지사(인천, 경기도 수원 등에 위치한 비취재부서)에 많이 보내놓았고” 등으로 답했다. 2014년 부사장으로 선임된 뒤 노조원들을 보도 부문에서 배제해온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이러한 상징성을 고려해, 노조는 지난 9월 총파업 돌입 직전인 8월30일 ‘유배지 폐쇄 선언’을 하며 유배지로 발령 난 기자·피디 등의 업무 거부를 공표하기도 했다.

같은 날 문화방송은 두 센터 신설과 함께 해체됐던 교양제작국을 ‘시사교양본부’로 격상해 부활시켰다. 또 ‘카메라 기자 블랙리스트’ 문건 발견으로 부서 해체 배경에 대한 의혹이 일었던 영상취재부도 ‘뉴스콘텐츠센터’라는 이름으로 되살렸다. 보도본부 안에는 탐사보도부가 신설됐다. 문화방송 홍보국은 “뉴스의 정상화와 탐사보도 명가로서의 명성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승호 신임 사장이 취임한 뒤, 유배지 등 비제작부서에 배치됐던 기자·피디 등은 제작부서로 속속 돌아오고 있다. ‘해고자’가 사장으로 복직한 것은 물론, 13일 조직개편과 함께 발표된 신임 임원 인사를 보면 △변창립 부사장 △조능희 기획편성본부장 △정형일 보도본부장 △구자중 경영본부장 △김종규 방송인프라본부장 △박태경 디지털사업본부장 가운데 다수 임원이 ‘유배지’에 배치됐던 인사다.

변창립 부사장은 아나운서1부장을 거쳐 2012년 파업에 참여한 뒤 최근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시선집중>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현업에서 배제됐다. <피디수첩> 피디 출신인 조능희 기획편성본부장은 2012년 파업 참여 뒤 티브이편성부에, 정형일 보도본부장은 보도국 바깥 여의도 신사업개발센터에 머물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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