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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릴 중국의 문,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언제 풀릴 것인가에 대해 예측을 내놓기는 너무도 어렵다. 이미 한중관계는 경제적 변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복잡성의 세계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 유일
  • 입력 2017.12.13 10:19
  • 수정 2017.12.14 06:26

이상한 수치들이 뉴스에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인천항을 통해서 오고 간 컨테이너 물동량 중 중국 수출입물동량이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할 때 무려 21.4%가 늘었다고 한다. 21.4%라는 경이적인 수치는 8월에 한정된 것이지만 실제로 그 이전에도 중국과의 교역규모는 늘어가고 있었다. 단순히 컨테이너 물량 뿐만이 아니라 농식품류의 수출도 다시 늘어나고 있고, 화장품 또한 뚜렷한 감소세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

중국과의 교역량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사드배치를 발표한 이후 격렬한 반발을 보이며 거의 관계단절까지 갈 것처럼 떠들어대던 중국의 모습은 과연 어디로 간 것일까? 롯데마트에 대해 철퇴를 내리고, 현대자동차마저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은 잘못된 것일까?

업종별 반응을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화장품, 식품, 영화, 드라마 등 중국의 자국산업과 경쟁관계에 있거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꽤 믿을만하다. 비록 명시적으로 한국제품을 수입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각종 인허가절차나 수출입절차에 있어서 법적절차를 원리원칙대로 지킨 결과라고는 하지만 이전에 대충 넘어가던 것에 대해 갑자기 정확한 기준을 들이댄다면 이 또한 장벽인 것은 분명하다.

중국인으로 발디딜 틈이 없던 명동거리는 썰렁해졌다

하지만 이것이 제조공업 분야나 IT분야로 넘어오면 얘기는 달라진다. 1992년 이전부터 이미 시작된 한국과의 산업협력의 결과 중국에 있어서 한국은 아주 중요한 존재가 되어 있는 것이다. 당장 한국의 기술이나 중간재가 없다면 중국산업 또한 꽤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중국 또한 이제 슬슬 고삐를 늦출 때가 된 것이고, 이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첫째, '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와 둘째,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에 달려 있다.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언제 풀릴 것인가에 대해 예측을 내놓기는 너무도 어렵다. 이미 한중관계는 경제적 변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복잡성의 세계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북핵문제와 사드문제는 물론, 우리나라의 정권교체와 중국 시진핑정권 2기의 출범, 러시아의 극동진입, 일본의 재무장화 등 수많은 변수가 물려 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예측하기로는 올해 10월의 제19차 당대회나, 늦어도 내년 3월의 양회 이후에는 실마리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 동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물론 지난 10년 여 동안 한국이라면 무조건 열광하던 것과 같은 시기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서로가 서로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더욱 굳건한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본다.

우선 가장 내세울만한 것은 '창의력'으로 무장된 산업분야이다. 창의력이라고 해서 무조건 영화나 드라마만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IT산업에도 창의력은 필요하며, 일반 제조공업에도 창의력은 당연히 필요하다. 가장 전통적인 산업분야라고 할 수 있는 농수산 분야에도 현대적 기술을 가미한 창의적 발상이 필요하다. 이런 경향은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이미 1년 이상의 시간 동안 우리가 습득한 것이다. 즉, 중국의 입장에서 아무리 정책이 변화하더라도 내칠 수 없는 분야 진출이 필요한 것이다. 어느 정도 자본력의 뒷받침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IT계통의 경우 보안 분야나 미들웨어 분야, 그리고 특성화 하드웨어분야 등으로 진출한다면 앞으로 또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와 중국시장의 불안정성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이제라도 진짜 중국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우리에게 중국에 대한 환상을 심어줬고, 이에 따라 단순히 중국에서 1-2년 학교를 다닌 젊은이를 전문가로 대우하는 웃지못할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제야말로 진정한 중국전문가를 양성해야 할 때인데, 이는 정부의 손발만 바라보고 있어서 될 일이 아니다. 민간이 직접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중국전문가를 발굴, 양성해야 할 것이며, 이에는 생각만큼 큰 돈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이제 다시 중국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아니, 어떻게 얘기하면 중국시장은 닫힌 적이 없다. 단지 새로운 형태의 중국시장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다시 한번 곱씹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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