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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티파다' 외치는 팔레스타인..."美·이스라엘에 죽음을!"

  • 김성환
  • 입력 2017.12.07 17:28
  • 수정 2017.12.08 06:11
A poster depicting U.S. President Donald Trump is burnt during a protest against Trump's decision to recognize Jerusalem as the capital of Israel, in the West Bank city of Ramallah December 7, 2017. REUTERS/Mohamad Torokman
A poster depicting U.S. President Donald Trump is burnt during a protest against Trump's decision to recognize Jerusalem as the capital of Israel, in the West Bank city of Ramallah December 7, 2017. REUTERS/Mohamad Torokman ⓒMohamad Torokman /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면서 팔레스타인 민중봉기 '인티파다'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AF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동에서 새로운 유혈사태에 대한 공포가 짙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따른 안보 우려를 대처하기 위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수백명의 병력을 증강했다고 밝혔다.

실제 팔레스타인을 구성하는 두 지역 중 하나인 서안지구의 라말라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계획됐다. 라말라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행정부가 밀집해 사실상의 수도 격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의 경우 이미 전날 밤부터 수천명이 가두 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면서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트럼프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시위는 산발적으로 전개됐으며 전반적으로 비폭력적이었지만, 가자지구 접경지 철책 근처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반대편 이스라엘군을 향해 돌을 던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의 성지가 혼재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며 이곳으로 주 이스라엘 대사관을 이전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발표는 중동권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의 반발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전 내내 취임 즉시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의 공약 이행은 지난 70여년간 미 정부가 유지해온 예루살렘 지위 관련 정책을 뒤집는 것이었다.

예루살렘은 종교적 민감 지역일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가 수도로 주장하는 곳이다. 이런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팔 간 평화협상의 최종 단계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 종전 합의 내용이었으며 국제사회 대부분이 동조하는 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국제사회 합의를 깨는 연설을 주재하면서 이-팔 분쟁과 관련한 "새로운 접근법"의 시작을 선포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즉각 분노했다. 같은 이슬람·아랍권 국가들도 분개했다.

하마스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는 이날 가자지구에서 연설하며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새로운 인티파다를 주문했다.

하니야는 "미국이 지지하는 이 시오니스트 정책은 우리가 새로운 인티파다에 불을 붙이지 않는 한 맞설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이 시오니스트 적들에 맞서 새로운 인티파다를 시작하는 것을 촉구해야 하며 이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요일이 첫 번째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연설에서 하니야는 금요 예배를 위해 많은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모이는 8일을 '분노의 날'로 선포했다.

하니야는 "모든 하마스 소속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지부들에는 어떠한 새 지시나 명령에도 따를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해뒀다. 이는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 전략적 위험과 위협에 맞서도록 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통합된 예루살렘이란 아랍과 무슬림을 뜻하며, 이는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도다"라고 힘줘 말했다.

하니야가 가리킨 팔레스타인 국가란 이스라엘이 보유한 영토와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 일부까지 포괄한다.

지난 1987~1991년 1차 인티파다로 팔레스타인 측 2000여명, 이스라엘 측 200여명이 사망했다. 지난 2000년대 약 4년간 이어진 2차 인티파다로 팔레스타인 측 3000여명, 이스라엘 측 1000여명이 숨졌다. 이번에 인티파다 발발시 3차로 기록된다.

이날 팔레스타인인들의 '총파업'도 실행에 옮겨졌다. 예루살렘 올드시티와 서안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인 상점은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학교도 휴교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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