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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위험한 도박'을 한 이유

  • 허완
  • 입력 2017.12.07 04:19
  • 수정 2017.12.07 04:26
U.S. President Donald Trump holds up a proclamation next to U.S. Vice President Mike Pence, left, after making a statement on Jerusalem in the Diplomatic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U.S., on Wednesday, Dec. 6, 2017. Trump formally declared Jerusalem to be Israel's capital and is directing the State Department to start the process of moving the U.S. embassy there from Tel Aviv, a historic shift of U.S. policy that could inflame key allies. Photographer: Andrew Harrer/Bloomberg vi
U.S. President Donald Trump holds up a proclamation next to U.S. Vice President Mike Pence, left, after making a statement on Jerusalem in the Diplomatic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U.S., on Wednesday, Dec. 6, 2017. Trump formally declared Jerusalem to be Israel's capital and is directing the State Department to start the process of moving the U.S. embassy there from Tel Aviv, a historic shift of U.S. policy that could inflame key allies. Photographer: Andrew Harrer/Bloomberg vi ⓒBloomberg via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도 지시했다. 70여년에 걸친 미국의 대 중동정책을 뒤집는 것으로, 최대 화약고인 중동의 판도라 상자를 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우리는 마침내 분명한 사실을 인정한다”며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현실에 대한 인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그것은 해야할 옳은 일이고, 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은 1947년 예루살렘을 국제법상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으로 선포했으며,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이후 미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국가들은 예루살렘을 수도로 인정하는 것을 꺼려왔다.

그는 “똑같은 공식을 정확하게 반복하면 다른, 혹은 더 나은 결과를 산출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어리석다”며 예루살렘의 인정을 두고 “평화 과정을 증진하기 위한 조처로 벌써 했어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발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에 대한 새로운 해법의 시작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준비를 시작하라고 국무부에 지시했다. 다만, 대사관 이전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대사관 이전을 6개월 보류하는 문서에는 서명했다. 미국 대통령은 1995년 제정된 ‘예루살렘 대사관법’에 따라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겨야 하지만, 그동안 국익과 외교적 이해관계 등을 이유로 이를 6개월마다 보류하는 문서에 서명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양쪽 모두 동의한다면 미국은 ‘2국가 해법’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독립국가가 됐을 때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지정하는 계획을 지니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 전체를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이번 발표는 ‘2국가 해법’과 양립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이스라엘을 제외한 전 세계의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아랍국가와 이슬람권이 극력 반발하면서 중동지역 정세의 불안정성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러 등 유혈사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 이런 조처를 트럼프가 감행한 것은 그가 계속 보여준 국제사회 합의들의 일방적 파기 조처의 연장선이다. 그는 취임 이후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파기 및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위협 등 다자무역협정 파기 시도, 이란과의 국제 핵협정 파기 위협 등을 거침없이 해왔다. 자신을 지지하는 국내 산업 쇠락 지역의 보수적 백인 유권자들을 겨냥한, 정치적 이익을 따진 행동이다.

이번 결정 역시 그를 지지하는 핵심 집단인 기독교 복음주의 세력과 보수적 유대계 유권자들을 위한 조처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때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공약은 기독교 복음주의 세력한테 큰 호응을 얻었고, 카지노 재벌인 셸던 애덜슨 같은 친이스라엘 지지자들의 지원을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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