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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선처 없었다...장시호 징역 2년6개월 법정구속

ⓒ뉴스1

‘국정농단’ 범행 앞에 선처는 없었다. ‘특검 복덩이’로 불리던 장시호씨도 법정구속돼 다시 수감되며 예외가 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6일 대기업과 공기업을 압박해 자신이 최순실(61)씨와 함께 운영하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를 지원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장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지난 6월8일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난 지 181일 만이다. 재판부는 또 공기업을 압박해 영재센터 후원을 강요한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도 징역 3년을 선고했다.

■ 공범 줄줄이 유죄…‘벼랑 끝’ 박근혜

이날 선고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층 불리한 처지에 몰리게 됐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의 혐의 가운데 삼성이 영재센터를 지원하도록 강요했다는 부분을 무죄로 보면서 “박 전 대통령의 요청과 이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후원”이라고 밝혔다. 두 차례(2015년 7월, 2016년 2월) 단독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이 영재센터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고, 이 부회장이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 등을 통해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에게 지시하는 과정에서 지원이 사실상 결정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재센터 모르쇠’를 고수하는 이 부회장 쪽 주장도 더 힘을 잃게 됐다. 이 부회장 쪽은 “김 전 차관의 요구로 김 사장이 영재센터를 지원한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재판부는 김재호 제일기획 사장이 “비에이치(BH·청와대) 관심사항이란 김 전 차관 말 때문에 영재센터 (1차) 지원을 결정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 “검찰 2회 조사 때부터 말을 바꿨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보다는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가 장 전 차장에게 영재센터 지원 현황을 보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기록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수첩에 1차 후원 금액과 같은 ‘삼성 지원 스케이트 5억원 지원’ 등의 메모가 적힌 게 더 신빙성 있다고 봤다.

이밖에도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최씨를 위해 공기업에 압력을 가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박 전 대통령, 최씨와 공모한 김 전 차관이 문체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지케이엘)가 최씨 회사인 더블루케이와 장애인 펜싱팀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이날 선고로 박 전 대통령의 강요와 뇌물수수 혐의가 동시에 인정될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법의 한 판사는 “강요죄는 피해자에게 초점을 두고, 뇌물죄는 대가성에 초점을 둔다”며 “박 전 대통령이 먼저 영재센터 지원을 요구했지만, 이후 이 부회장이 반대급부를 챙긴 이상 강요와 뇌물 성격이 같이 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고 했다.

■ “장시호는 최대 수혜자”

재판부는 장씨에게 검찰 구형의견(1년6개월)보다 1년이나 더 많은 형량을 선고했다. 국가보조금 7억여원을 가로채고(보조금관리법 위반, 사기) 영재센터 자금 3억여원을 개인회사 운영비로 빼돌린 혐의(업무상횡령)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장씨는 이날 재판 뒤 “머리가 하얘진다. 잠시 후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데 구속만은 (피하도록) 참작해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임해 실체적 진실 규명에 적극 협조했다”면서도 “범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가장 많은 이득을 본 것도 장씨”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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