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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의 삶: 나는 자아를 찾기 위해 내 자신을 잃어야 했다

곱슬머리가 체크무늬 리놀륨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2년 동안 머리를 가꿔왔던 나는 내 머리카락이 전쟁터에서 쓰러지는 군인들처럼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매장도, 추도사도 없었다. 그저 휙휙 쓸어담아 구석의 쓰레기통에 버릴 뿐이었다. 나는 이 학살을 용납했다. 희생자는 내 두피에서 잘려나간 머리카락 뿐이 아니었다. 나는 내 여성성을 죽이고 있었다. 포기한 것이다.

두려움이 돌아왔다. 내가 그럴듯하게 행동하지 못하면 어쩌지? 내가 남들이 보기에 그럴듯하게 돌아다니고, 존재하고, 성공할 수 없다면 어쩌나? 내가 진정한 삶과 사랑을 한다는 이유로 살해 당한다면? 어쩌지? 정말, 어쩌지?

나는 성전환은 내 여성성을 최대한 탐구해보고 싶은 욕구일 뿐이라고 내 자신을 납득시켰다. 내가 경험하고, 목격하고, 두려워했던 트랜스 혐오를 곰곰히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나는 트랜스 혐오를 내면화하여 내 스스로에게 적용하며 두려워했다. 나는 가짜 해방으로 위장하여 내 자신을 버리는 것이 나를 구원할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이게 처음도 아니었다. 나는 내 자신을 구성하기 위해 타인들의 허락을 구하고 있었다. 이런 패러다임에서는 행복을 찾지 못했다. 예상 가능한 일이다. 정체성이란 깨어지기 쉽다. 많은 사람들에 의해 악마화되고 폄하되는 정체성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고립감을 겪게 되며, 진정한 자신에 대한 강한 감각이 없다면 점점 악화된다. 이러한 사이클은 계속 진행된다. 결국 속이 텅 빈 상태가 되어 자신의 영혼에게 대답을 구걸하게 된다.

내 주위 사람들은 나의 빠른 추락을 지켜보았다. 나는 내게 맞는다고 생각하는 대명사를 쓰지 않게 되었다. 내 영혼과 몸 사이의 연결도 끊어졌다.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하게 되었다. 내가 더 행복해 보여? 내가 더 행복해 보여? 겉으로 보이는 내 외모만 보고 하는 그들의 답변은 내가 옳은 선택을 했다고 믿는 내 생명선이었다.

나는 다시 억지로 내 정체성을 숨겼다. 내 자신의 모습대로 불편한 세상에서 사는 것, 혹은 아예 살지 않는 것보다는 나를 구속하는 삶이 훨씬 더 편하다고 믿었다. 그렇지만 몇 달 뒤, 나는 여성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나 괴로웠다. 여성성이 근처에 있으면 힘들었다. 굴곡진 그녀들의 몸에서 내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긴 머리에서 내 모습이 보였다. 그들이 움직일 때면 내게 힘을 주는 여성성의 향기를 코로 맡을 수 있었다. 내 영혼에는 벌어진 깊은 틈이 있었고, 나는 그게 왜 있는지를, 혹은 그게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고 싶지 않았다.

트랜스라는 것, 혹은 어떤 형태로든 시스젠더가 아닌 퀴어라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질식할 것 같고, 때로는 외면적 싸움인 만큼이나 내면적 싸움이기도 하다. 나는 내 자신으로서 진정한 행복에 다가가는 것을 막는 이토록 무서운 장애물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나는 이 공포들을 없애는 법을 배우고 있다. 나는 지독히 어두운 순간에 내 자신을 마주하는 법, 그리고 스스로에게 너는 사랑받고 있어, 라고 말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오직 공포만이 존재하는 때에도 나는 내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고 있다고.

이 삶에서 나는 진정하게 살기를 그 무엇보다도 간절히 원한다. 진정한 존재가 되는 길은 쉽지 않다. 신념이 힘을 줄 때, 깨지지 않을 때, 내적인 결심에만 달려 있을 때가 있다. 이 모든 순간에, 결심이 시험에 드는 때보다 지금 이런 순간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때면 열렬히 추구하는 진정성을 온전히 추구하는 노력에 푹 빠져들어도 괜찮다.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지만, 타인들의

‘받아들임’이나 ‘위안’을 얻기 위해 내 진정한 존재를 버렸을 때면 내 영혼에 괴로움만이 주어졌음을 알고 있다. 그러한 황량한 상태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나는 큰 결심을 하고 그러한 공허한 상태를 버렸고, 자각을 새로이 했고, 강한 목적 의식을 품었다.

내 머리카락은 다시 자랄 것이다. 아마 다시는 자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20살이다. 내 발까지, 등까지 곱슬머리를 기를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이제 모든 게 시작하고 있길 바란다. 나 같은 사람들의 커뮤니티의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우리는 목소리를 높이고, 평등을 위해 싸우고, 훨씬 더 밝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우리는 진정한 자신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떨쳐내고 있다. 우리는 희망을 품고 있다.

내 이름은 a.j.k. 오도넬이다. 나는 트랜스젠더다. 나는 젠더를 바꾸었다. 나는 젠더를 휘고, 꺠고, 만들고, 내 마음대로 다룬다.

나는 존재한다.

지금도 여기 있다.

강하고 진정한 존재,

A.J.K. 오도넬

허핑턴포스트US의 A Life In Transitions: I Had To Lose Myself To Find Myself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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