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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계에이즈의 날 30주년입니다

한국의 HIV 감염인들은 질병 때문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질병을 둘러싼 사회적 낙인과 차별, 혐오와 배제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의 부정을 경험하며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이것이 2017년 한국 HIV 감염인들의 현실입니다.

  • 친구사이
  • 입력 2017.12.01 09:24
  • 수정 2017.12.01 09:29

12월 1일 오늘은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깨고 차별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에이즈의 날이 30주년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국제사회와 전문가들은 HIV 감염률을 낮추기 위해 질병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낙인과 차별을 제거하는 데에 앞장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은 실제로 HIV 감염률을 낮추고 HIV 예방 및 치료에도 효과적임을 여러 결과를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또 2017년 세계에이즈의 날을 맞아 유엔에이즈에서는 HIV 감염인들의 건강권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HIV 감염인들의 달성 가능한 최고 수준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누릴 권리와 차별없은 대우를 받을 권리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최고 수준의 건강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시점에 한국의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들의 현실은 어떤가요?

건강권은 고사하고 자신의 감염사실이 알려질까 봐 늘 불안에 떨어야 하고 가족으로부터의 배제, 직장에서의 해고, 커뮤니티와의 단절 등 한 개인의 삶을 구성하는 모든 사회적 관계로부터의 단절에 대한 두려움들을 일상적으로 겪고 있으며 몸이 아파 찾아간 병원에서의 진료거부 및 의료차별은 비일비재 하고 심지어 민간병원이 아닌 복지부 소속 국가 재활 기관에서 조차 관련된 질환과가 없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에이즈 환자의 진료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듯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들은 일상 속에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걱정과 두려움으로 늘 갈등하고 살기 위해 찾아간 곳에서 외면 받으며 삶을 이어가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조차 담보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한국의 HIV 감염인들은 질병 때문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질병을 둘러싼 사회적 낙인과 차별, 혐오와 배제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의 부정을 경험하며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이것이 2017년 한국 HIV 감염인들의 현실입니다.

이렇듯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며 반인권적이고 차별적인 한국의 현실을 가장 부끄러워하고 개선하기 위해 앞장 서야 할 자들이 누구인가요? 바로 정치인들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제1야당이라는 자유한국당은 어떻습니까? 이런 현실을 부끄러워 하거나 반성하기는 커녕 지난 대선 후보 토론회부터 정부 인사 청문회 현장까지 끊임없이 동성애 찬반을 거론하며 반인권적 태도로 동성애를 이념 검증의 도구로 이용하고, 반동성애 인사를 국정감사 현장에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세워 반동성애 개신교 세력들이 꾸준히 주장 해오던 동성애와 에이즈 혐오 논리들을 의견인양 포장하여 질의한 것도 모자라 성적지향을 삭제 한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국회 안에서 에이즈 예방을 운운하며 반동성애 행사를 버젓이 개최하려 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들이 감히 에이즈 예방을 이야기 할 수 있습니까?

더욱이 우려스러운 것은 혐오로 점철된 자유한국당의 반인권적인 행보들은 HIV 감염인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비롯한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차별과 낙인을 통해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공포를 증폭시키고 사람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다양한 권리들로부터 혐오의 대상을 배척시키며 자신의 정당성을 담보 받는 너무도 익숙한 혐오와 차별의 작동원리를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답습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다시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양성이 존중받을 수 있고 공존과 조화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진정으로 해로운 존재들은 누구입니까? 지금 한국에서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HIV 감염의 주범은 바로 누구입니까? 바로 권력과 사익에 혈안이 되어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한 채 이 사회에 차별과 혐오를 퍼뜨리고 있는 자유한국당 당신들입니다.

지난 시절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반성은 없고 되려 반동성애 개신교 세력과 결탁하여 HIV 감염인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선동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 려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경고합니다.

과거를 잊고 반성하지 않는자들에게 내일은 사치일뿐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국회에서 쏟아냈던 반인권적인 에이즈 혐오선동에 대해 사과하고 지금 당장 HIV 감염인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멈추십시오.

* 본 글은 '2017년 12월 1일 . 에이즈 혐오 확산의 주범,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 중에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김찬영 대표의 발언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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