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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국정원 해외공작비로 부인 위해 강남아지트에 10억원 인테리어 정황

  • 박수진
  • 입력 2017.11.30 17:39
  • 수정 2017.11.30 17:45
ⓒ뉴스1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재직 시절 국정원 해외공작비로 자신의 부인이 이용하는 서울 강남구 소재 관사를 호화롭게 꾸민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국정원이 2010년 7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인스토피아빌딩 최상층 전체를 주거용으로 꾸미는 데 10억원을 들인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국정원 예산 업무를 담당한 기획조정실 담당자들로부터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해외공작비로 이 빌딩의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고급 집기를 들여놓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호화 인테리어 공사는 원 전 원장의 부인 이아무개씨 주도로 이씨 취향에 맞게 이뤄졌고 이후 이씨가 주로 지인들과 모임을 하는 등 사적 목적에 쓰였다는 진술도 나왔다.

지하 5층, 지상 18층인 인스토피아빌딩은 국정원 소유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인 타워팰리스 인근에 있다. 한 층 넓이는 823㎡에 이른다. 현재 국정원 산하 국책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이 건물의 12~18층을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층은 상가, 사무실 등으로 임대 중이다.

국정원은 2011년 8월 원 전 원장 가족이 이 빌딩에 있는 관사를 사용 중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철거 공사를 하고 고급 집기도 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당시 국정원은 언론에 “(원 전 원장이) 내곡동 관저가 낡아 수리 공사를 하면서 전부터 안가로 쓰던 도곡동 빌딩에서 임시로 지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런 해명과 달리 원 전 원장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정식 공관을 따로 둔 채로 부인의 사적 용도를 위해 거액의 예산을 들인 것이라면 횡령 또는 국고손실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국정원 돈을 함부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안가가 원 전 원장 부인의 강한 요구로 마련된 정황도 포착하고, 부인 이씨도 횡령 등 공범으로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29일 원 전 원장의 구치소 방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을 압수수색할 당시 압수수색영장 범죄사실에 ‘호화 인테리어 의혹’ 관련 내용도 포함한 바 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2011년 말부터 2012년 초까지 국정원의 해외공작금 200만달러를 미국 스탠퍼드대의 한 연구센터 기금으로 보내도록 했다는 자료도 국정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한편,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의 ‘민간인 댓글부대’ 활동을 총괄한 의혹을 받는 이종명(60) 전 국정원 3차장이 “구속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해달라”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서울지법 형사합의51부(재판장 신광렬)는 30일 이 전 차장의 구속적부심 심문기일을 연 뒤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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