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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75일 동안 미사일 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동안 미국 전문가들이 내린 분석

  • 박수진
  • 입력 2017.11.30 07:23
  • 수정 2017.12.22 08:33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8일 후인 29일 새벽, 북한이 역대 최대 고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쏘아올렸다. 9월 15일 '화성-12형' 발사 이후 75일만의 '도발'이다. "화염과 분노", "완전한 파괴", "늙다리 미치광이", "불로 다스려야 한다"며 살벌한 설전을 벌였던 지난 여름을 생각하면 긴 침묵이었다. 그동안 미국 내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이 기이한 폭풍전야에 대해 여러 분석을 내놨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시험 발사 사흘 전인 26일, 빅데이터를 이용해 '북한이 앞으로 14일에서 30일 안, 대체로 12월 중순경에 대량 살상무기로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복스(Vox)는 '무도발' 70일째인 지난 24일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멈춘 기이할 정도로 평범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이 꾸준한 도발을 두 달 넘게 멈춘 이유에 대한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견해를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평양이 이제 협상을 하고 싶어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미국국익센터(CNI)의 아시아 안보 전문가 해리 카지아니스는 '북한이 더 막강한 3단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거나, 수소 폭탄 실험을 하거나, 혹은 사이버 공격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평창올림픽 기간'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북한 국경에서 불과 96km 떨어진 곳에서 2주 동안 국제 행사가 열릴 때 더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무기를 아껴두고 있다는 말이다."

[29일 오전 평양 기차역 앞 광장에서 시민들이 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 보도를 보고 있다.(위) 성공했다는 앵커 멘트가 나오자 환호하는 시민들의 모습.(아래)]

북한의 겨울 날씨와 관련된 추측들도 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금 시험 발사를 중단한 매우 평범한 이유 역시 있다고 말한다. 북한의 겨울은 잔인할 정도로 추워서, 미사일 개발도 어려울뿐더러 군인들도 모두 당장 먹을 작물을 수확하는 데 동원된다는 것이다."

"북한은 겨울에는 '얼음의 나라'로 불릴 정도이며 영하의 날씨도 나타난다. 수도 평양에는 1년에 평균 37일 눈이 온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노동신문 29일 시험 발사 성공 소식을 알리며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진.]

한편 CNN은 10일 기사에서 북한의 도발이 이토록 길게 지속되는 이유를 알 수 없어 "당혹스러워하는" 미 정부 관계자들의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9월 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를 돌이켜보면 의문스럽다. 다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김정은이 중국으로부터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조용한 것이리라고 평가했다. 겨울이 오며 에너지 자원이 부족해질 것이 예상됨에 따라 도발로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싶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주변 지역을 방문하는 기간인 지금은 특히 그럴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힐은 국무부 조셉 윤의 공식 입장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는 북한이 외교적 합의를 고려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나 무기 시험이 많았던 해에 이 정도로 긴 침묵은 워싱턴 정가에서 외교적 합의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최대치의 압박과 제재'가 영향을 줬다는 평가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비슷한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제임스마틴센터의 연구자 셰이 코튼은 '이번은 올해를 통틀어 가장 긴 침묵이었다'며 그 침묵이 북한이 핵실험과 관련해 대화 테이블에 나서고 싶다는 뜻일지 모른다는 희망 섞인 반응이 속속 등장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미사일 시험 발사 직후, 로이터는 '미사일 발사가 목전일 수 있다는 라디오 수신음이 감지된 바 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종합해보면 지난 75일 동안, 미국에서는 외교적 해결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작게나마 품는 한편, 겨울 기근과 에너지 고갈을 겪는 북한이 각종 핵 개발을 올해 말까지는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내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번에 발사된 ICBM은 약 1만3000km의 사거리를 확보해 미국 동부 워싱턴DC 또는 뉴욕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로 추정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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