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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건 마크리와 해리 왕자의 약혼이 역사적인 이유 3가지

  • 김도훈
  • 입력 2017.11.28 10:05
  • 수정 2017.11.28 10:09
Britain's Prince Harry poses with Meghan Markle in the Sunken Garden of Kensington Palace, London, Britain, November 27, 2017. REUTERS/Toby Melville
Britain's Prince Harry poses with Meghan Markle in the Sunken Garden of Kensington Palace, London, Britain, November 27, 2017. REUTERS/Toby Melville ⓒToby Melville / Reuters

배우 메건 마크리(36)는 11월 27일에 해리 왕자와 약혼했다. 영국 왕실 결혼에 있어 큰 변화다.

과거 세대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 더욱 파격적이었겠으나, 전통이 점점 진보적으로 바뀌고 있으므로 그 정도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마크리가 영국 왕실의 일원이 되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획기적인 일이다.

유색 인종이다.

2016년에 마크리와 해리 왕자가 사귀기 시작했을 때, 영국 타블로이드들은 마크리에 대한 인종 차별적 발언들쏟아냈다. 마크리의 아버지는 백인이고 어머니는 흑인이다.

데일리 메일의 한 컬럼니스트는 만약 이 커플이 아이를 낳게 된다면 ‘영국 왕실의 묽은 귀족의 피, 흰 피부와 연한 갈색 머리에 짙고 이국적인 DNA가 섞여 진해질 것’이라고 하며, 마크리의 어머니는 ‘못 사는 동네 출신인, 드레드록 머리를 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이라고 썼다.

데일리 메일은 다른 기사에서 마크리의 고향인 로스 앤젤레스에 대해 ‘해리의 여자 친구는 (거의) 콤튼 출신이다’라는 헤드라인을 내기도 했다. L.A. 교외인 콤튼은 랩 그룹 N.W.A.가 결성된 곳으로, ‘Straight Outta Compton’은 N.W.A.의 앨범 제목이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해리가 ‘갱들이 판치는 그녀의 어머니의 고향’에 해리가 과연 찾아갈까 의문을 품기도 했다.

11월에 해리 왕자는 모처럼 성명을 내, 이 기사들이 ‘인종 차별을 깔고 있다’며, 마크리와 마크리의 가족들에 대해 계속되는 ‘학대와 희롱’을 규탄했다.

2015년에 마크리는 자신과 부모들이 겪었던 인종 차별에 대해 쓴 글을 엘르에 실었다. 그녀가 자신의 인종을 규정해야 할 필요가 생기면 ‘네 스스로 정하라’고 아버지가 충고했다고 썼다.

영어 수업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인구 조사가 있었다. 백인,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중 하나를 골라야 했다. 곱슬머리, 주근깨 난 얼굴, 밝은 피부색, 혼혈인 나는 그 네모들을 바라보았다. 망치고 싶진 않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한 가지만 골라야 했지만, 그건 내가 부모님 중 한 명만을 고르는 셈이었다. 내 절반을 버리고 나머지 절반만을 선택하는 일이었다. 선생님은 백인으로 하라고 하셨다. “왜냐하면 네 외모가 백인 같으니까, 메건.” 나는 펜을 내려놓았다. 반항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혼란의 증상이었다. 어머니가 알게 될 경우 느끼실 깊은 슬픔을 떠올리니 나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네모들에 체크를 하지 않았다. 나는 내 정체성란을 비워두었다. 물음표, 절대적인 미완이었다. 내가 느낀 기분이 그와 비슷했다.

그 날 밤 나는 집에 가서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했다. 아버지의 대답은 언제나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런 일이 생기면 네 네모를 직접 그리렴.”

그녀는 공식적으로 영국 왕족과 결혼하는 최초의 미국인이 될 것이다.

로스 앤젤레스 출신인 마크리는 영국 왕족과 결혼하는 최초의 미국인은 아니다. 그러나 왕족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결혼은 이번이 처음이다.

1936년에 왕 에드워드 8세가 두 번 이혼한 미국 사교계 명사 월리스 심슨과 사귀는 것이 알려져 스캔들이 일자, 그는 왕위를 포기하고 심슨과의 결혼을 선택했다.

마크리는 심슨처럼 이혼한 적이 있지만, 영국 왕실에서 마크리를 받아들인 것은 시간이 흘러 보다 관용적인 사회적 관습이 퍼진 것을 보여준다. 해리 왕자의 아버지인 찰스 왕자는 해리 왕자의 아버지 다이아나 공주와 이혼했고, 두 번 이혼한 카밀라 파커-볼스와 2005년에 결혼했다. 파커-볼스는 이제 콘월 공작부인이다. 그러나 그들은 민간인 자격으로 결혼식을 치뤘다.

마크리는 가톨릭 신도로 자랐다.

2015년까지 영국은 왕위 후계자가 가톨릭 신자와 결혼하는 것을 금지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영국성공회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이 바뀌어, 이제는 가톨릭 고등학교를 다녔던 마크리가 해리 왕자와 결혼할 수 있다.

영국 의회는 왕위 계승에 대한 법률을 바꾸며 남성 계승자를 우선시하는 편향도 제거했다. 예를 들어, 윌리엄 왕자와 케임브리지 공작부인 케이트 미들턴의 딸인 샬럿에게 남동생이 생긴다 해도, 샬럿의 순위는 오빠인 조지 바로 다음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Why Meghan Markle’s Engagement To Prince Harry Is Historic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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