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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검찰 내 조력자' 있어 기습 압수수색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자신들에게 ‘비선 보고’를 한 혐의를 받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구속기소)과 ‘말맞추기’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이 지난 24일 이들의 휴대전화를 전격 압수했던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현직 검찰 간부가 이들의 ‘연결고리’ 노릇을 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해당 간부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검찰이 불법 사찰 내용을 ‘비선 보고’한 혐의로 추 전 국장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자, 우 전 수석의 변호인과 최 전 차장은 현직 검찰 간부 ㄱ씨를 통해 수차례 추 전 국장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범으로 지목된 이들이 수사를 앞두고 직접 전화를 주고받는 사실이 드러나면 증거인멸을 하려고 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자신들의 말을 전해줄 ‘연결고리’로 ㄱ검사를 택한 것은 그가 국정원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ㄱ검사는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에 파견돼 일한 적이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우 전 수석과 최 전 차장이 추 전 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건 적은 없고, 이들의 연락은 우 전 수석의 변호사와 최 전 차장이 ㄱ검사를 통하는 방식으로만 이뤄졌다.

이들의 증거인멸 정황은 지난달 추 전 국장에 대한 조사가 한창 진행될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추 전 국장은 지난달 16일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작성·실행 혐의 등으로 검찰에 재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었다. 추 전 국장은 검찰 조사 중간에도 ㄱ검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끊은 뒤 ㄱ검사는 곧바로 최윤수 전 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추 전 국장이 전화가 곤란하면 추 전 국장의 변호인인 김아무개씨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검찰은 지난 22일 추 전 국장을 국정원법상 정치관여와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며 최 전 차장과 우 전 수석을 ‘공범’으로 적시한 바 있다. 특히 검찰은 다수의 이들 간 통화내역을 확인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짙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지난 24일 저녁 재판을 받고 나오는 우 전 수석의 차량과 휴대전화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같은 시각 최 전 차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도 이런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현직 검찰 간부가 피의자의 ‘증거인멸 연결통로’ 구실을 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 ㄱ검사는 지난달 30일 숨진 국정원 직원인 정치호 변호사가 검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가기 직전에도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0일부터 27일 사이에 둘의 통화내역만 수십차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ㄱ검사는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검찰은 최근 ㄱ검사에 대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이날 최 전 차장을 소환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와 우 전 수석에 대한 ‘비선 보고’ 혐의를 조사하는 한편, ㄱ검사를 통해 추 전 국장과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의 소환 일정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수석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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