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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 학생 유족이 심경을 말했다

  • 이진우
  • 입력 2017.11.25 09:31
  • 수정 2017.11.25 09:52

세월호 유골 은폐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세월호 미수습 학생 유족이 심경을 밝혔다.

오마이뉴스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미수습자 가족 남경원(남현철군 아버지)·박정순(박영인군 아버지)씨는 유해 은폐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당황스럽고,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두 아버지는 "김현태 (세월호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이 어쨌든 (유해 발견 사실을) 우리에게 먼저 알려야 했다"라며 "우리를 걱정했다는 심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 알리고 우리가 판단하도록 하는 게 순리였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두 아버지는 유해 은폐의 핵심 인물인 이철조 본부장과 김현태 부본부장에 대해선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현태 부본부장의 "미수습자 가족의 심정을 고려해 발인 이후 유해 발견 사실을 알리려고 했다"는 진술에 대해 "진심이라고 믿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아무튼 (이철조 본부장과 김현태 부본부장은) 세월호 인양 후 긴 시간 동안 목포신항에서 함께 생활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시신 수습을 위해 노력한 것도 맞다. 그러다 보니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었다. 우리도 혼란스럽지만 그들이 다치진 않았으면 좋겠다."

사건이 터진 후 이철조 본부장과 김현태 부본부장은 "박근혜 정부의 적폐"로 꼽히는 등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 4.16가족협의회, 4.16연대 등 유족과 시민단체 등도 거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두 아버지는 "이철조 본부장과 김현태 부본부장을 향해 쏟아지는 비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라며 "이전에 (인양 및 특조위 방해 등을 이유로) 유족과 시민단체, 그리고 국민들이 두 사람을 비판해왔던 것에도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또 두 아버지는 지난 23일 보도된 조은화·허다윤양 가족의 인터뷰에 대해서도 말했다. "(자신들이) "뼈 조각이 나올 때마다 알리지 말아 달라고 김현태 부본부장에게 부탁했다"는 내용의 인터뷰였다.

이데일리의 보도에 따르면 조은화·허다윤양 가족은 지난 9월23~25일 미수습자 가족이 머물던 전남 목포신항을 떠나기 이전에 “혹시 장례 뒤 추가로 유해가 나오면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해양수산부 수습본부 쪽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10월과 11월에도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수습한 유해가 유전자(DNA) 감식 결과 은화나 다윤으로 확인되면 신원을 공개하지 말고 가족한테 조용하게 인계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자신들이 목포신항을 떠난 뒤에도 은화·다윤의 유해가 계속 나오면, 작은 뼛조각 하나도 찾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한테 폐가 될까 봐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두 아버지는 "같은 미수습자 가족이었던 조은화·허다윤양 가족이 우리를 위해 그러셨다니 그 마음 또한 이해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목포신항에 있을 때 김현태 부본부장이 조은화·허다윤양 가족의 생각이라며 '뼈가 나올 때마다 알리지 않는 건 어떻냐'고 물어오길래 '그건 절대 안 된다'라며 손사래를 쳤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전반에 걸쳐 "혼란스럽다"는 말을 반복하던 두 아버지는 "빠른 시일 내에 전체 미수습자 가족들의 입장을 정리해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세월호 선체에서 유골이 발견된 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첫 보고가 이루어진 것은 사흘이 지난 뒤인 20일이었다. 현장수습본부 간부들은 “미수습자 가족에게 고통이 가중될까 우려했다”는 이유로 즉시 공개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정작 장차관 등 해수부 내부 보고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은 의문으로 남아 있다.

더군다나 이철조 전 본부장이 관련 내용을 첫 보고를 받은 것도 유골 발견 뒤 4시간30여분이 지난 뒤였다. 통상 유골이 발견되면 길어야 30분 정도 내에 현장수습본부와 선체조사위원회 조사관, 유가족 및 미수습자 가족까지 전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기 내부 보고가 지나치게 늦게 이루어진 셈이다.

또 지난 20일 유골 발견 사실을 보고받은 김영춘 장관은 ‘보고 절차(미수습자 가족 등에게 알리기 위한 것)를 즉시 밟으라’고 지시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다음날인 21일 조은화양과 허다윤양 가족에게만 발견 사실이 전달됐을 뿐, 다른 미수습자 가족에 대한 전달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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