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험생 필적확인 문구'는 이것이었다.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이는 김영랑 선생의 시 '바다로 가자'의 한 구절이었다. 수능시험이 끝난 뒤 트위터에서는 이에 대한 트윗이 3500회 리트윗되는 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수능 필적확인이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라니 나 수험생이었으면 필적 확인 쓰다가 울었을 듯
— 불마라니 (@631_1S26) November 23, 2017
그러나 수험생들의 심금을 울린 필적확인 문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수험생 본인 필적 확인은 부정행위 방지 조치로 2006학년도 수능에 처음 도입됐다. 당시부터 지난 해까지, 수능 필적확인 문구를 모아봤다.
2006학년도 수능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 윤동주 '서시' 중
2007학년도 수능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정지용 '향수' 중
2008학년도 수능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 - 윤동주 '소년' 중
2009학년도 수능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 윤동주 '별 헤는 밤' 중
2010학년도 수능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중
2011학년도 수능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 - 정채봉 '첫 마음' 중
2012학년도 수능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 황동규 '즐거운 편지' 중
2013학년도 수능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 - 정한모 '가을에' 중
2014학년도 수능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 박정만 '작은 연가' 중
2015학년도 수능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 문태주 '돌의 배' 중
2016학년도 수능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 - 주요한 '청년이여 노래하라' 중
2017학년도 수능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 - 정지용 '향수' 중
필적확인 문구 중 윤동주의 작품이 3개나 되고, 정지용의 '향수'는 두 차례나 선정됐다. 대체로 수험생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문구들이 선정된 것을 알 수 있다.
수능 당일 필적확인 문구가 이렇게 감수성 넘치는 반면, 모의고사 필적확인 문구는 상대적으로 즐거움을 안겨준 바 있다. 특히 2013년 6월 고1·2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나온 필적확인 문구는 전설로 남아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나 ... 예전에 ... 햇빛이 선명하게 나뭇잎을 핥고있었다 .... 뉴스탓다 ... 필적확인란만 보면 자꾸 생각난다.. 내 그림이 .. pic.twitter.com/kFhdfOvvcg
— 공부를하고는있음 (35) (@3SIM0NE5) November 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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