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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창업자 억만장자 피터 틸의 잔혹한 '네버엔딩 복수극'

  • 허완
  • 입력 2017.11.23 14:10
Peter Thiel, co-founder of PayPal Inc., pauses while listening to a question during a news conference at the National Press Club in Washington, D.C., U.S., on Monday, Oct. 31, 2016. Thiel, the Silicon Valley entrepreneur and Donald Trump supporter, endorsed him at the Republican National Convention and is planning to donate $1.25 million to Trump's campaign. Photographer: Andrew Harrer/Bloomberg via Getty Images
Peter Thiel, co-founder of PayPal Inc., pauses while listening to a question during a news conference at the National Press Club in Washington, D.C., U.S., on Monday, Oct. 31, 2016. Thiel, the Silicon Valley entrepreneur and Donald Trump supporter, endorsed him at the Republican National Convention and is planning to donate $1.25 million to Trump's campaign. Photographer: Andrew Harrer/Bloomberg via Getty Images ⓒBloomberg via Getty Images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인 실리콘밸리 억만장자 피터 틸이 지난해 문을 닫은 인터넷 미디어 ‘고커닷컴’을 사겠다고 나섰다. 고커닷컴을 파산하게 한 주역이 피터 틸이라는 악연을 아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떴다.

22일(현지시간) 버즈피드는 피터 틸의 법률 대리인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고커닷컴의 판매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서류를 미연방파산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피터 틸의 법률 대리인은 현재 폐쇄된 고커닷컴이 남은 자산을 경매에 내놓는 과정에서 정당하지 못한 이유로 피터 틸을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틸에게 고커닷컴의 구매 의사가 있다고 해석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이 둘의 갈등을 이야기하려면 꽤 오래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가십 매체로 유명한 고커닷컴은 2012년 8월 누리집에 헐크 호건의 불륜 영상을 공개했다가 헐크 호건 쪽으로부터 사생활 침해 소송을 당했다.

고커미디어와의 소송에서 증언 중인 헐크 호건(본명 테리 볼리아). 사진 넷플릭스 갈무리.

동영상에는 호건이 자신의 친구인 DJ 버바 클렘의 아내 헤더 클렘과 성관계를 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호건은 고커닷컴의 동영상 보도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고커닷컴의 모회사인 고커 미디어 CEO 닉 덴튼에게 사생활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한 호건 쪽은 지난해 11월 고커 미디어에 승소해 위자료와 손해배상금 1억40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이후 승소를 이끌만큼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할 자금이 헐크 호건에겐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어 호건이 고커닷컴을 무너뜨리도록 재정적 지원을 한 사람이 바로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이라는 사실도 연달아 밝혀졌다.

고커미디어는 지난 6월 미국 뉴욕주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회사를 경매에 넘겨 1억3500만 달러에 유니비전에게 팔았다. 유니비전은 이후 이 매체의 이름을 ‘기즈모도 미디어’로 바꿨다.

이 일련의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도 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관련 다큐멘터리 '침묵을 거래하는 손'의 설명을 보면, 피터 틸이 고커닷컴을 망하게 한 이유는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보도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커미디어와 관련한 소송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하는 피터 틸. 사진 넷플릭스 갈무리.

이 사건은 언론과 자본의 관계에 대해 거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이자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로 수억 달러를 주무르는 거물이 헐크 호건이라는 유명인을 조종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한 매체를 파산에 이르게 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신이 헐크 호건 소송의 배후에 있다는 걸 인정한 피터 틸은 기자회견에서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 관여한 건 고커 뿐이다.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이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그러나) 고커는 대단히 악랄하고 반사회적인 깡패”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틸이 사들이려는 고커닷컴의 ‘자산’은 이 회사의 도메인과 14년 동안 쌓인 기사의 아카이브, 소셜미디어 채널 등이다. 버즈피드는 일각에서는 틸이 고커닷컴을 사들이려는 이유가 고커닷컴에 있는 아카이브를 모두 삭제하기 위해서라고 추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커닷컴에는 이제 새로운 기사들이 올라오지 않지만, 과거의 기사는 여전히 열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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