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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아파해도 괜찮아

우리가 몸이 아프면 바로 '열이 나는 것 같아',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허리야' 등 바로바로 표현을 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이든 어디든 간다. 그렇지만 마음이 아플 때는 우리는 무심코 지나가기 일쑤이고, 아픈데도 아픈지 모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왜 그렇게 이를 꽉 깨물며 힘든 감정을 꾹 참으며 살아가는 것일까?

  • 박지선
  • 입력 2017.11.23 12:43
  • 수정 2017.11.23 12:46

지난 주 집단상담 중에 한 명이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하면 안 돼요?

그냥 좀 힘들어도 보고, 위로도 받고 그래 봐요."

그때 나도 예전에 들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아프게 하면 아파도 하고 그래."

언젠간 나도 정말 힘들 때는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고 몸에 힘을 주어 긴장을 놓지 않고 지냈던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정말 힘들지 않아서 그렇게 씩씩하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누군가 위로를 해주는 말이나 토닥임을 해주면 바로 눈물을 글썽이며 그동안 쌓아두었던 힘듦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럴 땐 어떤 방식으로든지 내 마음이 힘들다고 겉으로 사인을 보내는 것 같다. 몸이 아프든지 아니면 갑자기 울음이 터진다든지 하는 등의 표시가 난다. 우리가 몸이 아프면 바로 '열이 나는 것 같아',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허리야' 등 바로바로 표현을 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이든 어디든 간다. 그렇지만 마음이 아플 때는 우리는 무심코 지나가기 일쑤이고, 아픈데도 아픈지 모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렇다. 우리는 마음이 힘들어도 꿋꿋하게 잘 살아가도록 격려 받았고, 울고 싶을 때 울면 안 된다고 교육받거나, 혹은 힘들다고 하는 것은 나약한 소리라고 들으면서 자라왔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 항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치 보다 그 이상을 바라는 환경에 발맞춰 우리 자신을 혹사시키는 경우도 왕왕 있는 것 같다.

과연 무엇을 위하여 그렇게 이를 꽉 깨물며 힘든 감정을 꾹 참으며 살아가는 것일까?

참으며 살 수밖에 없는 것은 내 이야기를 들어줄 곳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 그 마음을 공감해주거나, 울고 싶다고 하는데 그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옆에 없으면 그냥 혼자 아등바등 버티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면서 조금씩 재충전을 하는 기회를 만들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야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너에게 내가 필요하구나.', '나도 네가 필요해.' 라고 느끼며 서로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서로에게 의지하고 기대며 살아갈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퍽퍽한 이 세상

그렇게 살아가보자.

* 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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