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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37년 장기집권 끝났다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이 37년의 장기집권을 끝내고 21일(현지시간) 사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무가베 대통령은 이날 짐바브웨 의회의 제이콥 무덴다 의장에게 사임서를 전달했다. 공영TV를 통해 공개된 사임서에서 무가베 대통령은 "나 로버트 가브리엘 무가베는 공식적으로 내 사임을 밝힌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며 "내 결정은 자발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짐바브웨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부드럽고 평화로운, 비폭력적 권력 이양을 바란다"고 말했다.

무가베 대통령의 사임은 의회가 정식 탄핵 절차를 개시한 가운데 나왔다. 무가베 대통령은 지난 14일 군부의 정권 탈취에도 불구하고 사임을 거부해 왔고, 불과 며칠전까지 내달 전당대회를 이끌겠다고 밝혔었다.

임시 대통령은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90일간 맡게 된다.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무가베 대통령의 유력한 후임이었으나, 대통령직을 노리는 영부인 그레이스 여사와의 갈등 속에 이달 초 경질됐었다.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의 경질에 대한 반발은 군부의 쿠데타로 번졌고 이는 무가베 대통령의 사임으로 이어졌다. 집권당 대변인은 "음난가그와는 향후 24시간 내에 돌아와 90일간 대통령으로서 맹세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짐바브웨 국민들은 무가베 대통령의 사임을 환영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길거리로 나와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고, 도로에서는 사임을 반기는 자동차 경적소리가 울려 퍼졌다.

티나시 차카네트사(18)는 "37년간 독재해 온 무가베가 사라져서 너무 행복하다. 농담 아니다"라며 "새로운 짐바브웨는 국민이 통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몇몇은 군부 쿠데타를 이끈 콘스탄티노 치웬가 장군을 칭송했다.

무가베 대통령과 냉랭한 관계를 맺어 온 미국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로버트 무가베의 사임으로 오늘은 짐바브웨의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우리는 목소리를 내고 평화롭고 명백하게 변화를 외친 모든 짐바브웨인들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정당에 헌법과 민간질서를 존중할 것을 요청한다"며 "짐바브웨 지도자들에게 국민들의 더욱 안정되고 유망한 미래를 위해 필요한 정치적, 경제적 개혁을 이행 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는 짐바브웨의 자유·공정 선거 실시를 돕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1890년대부터 1980년까지 짐바브웨를 식민 지배했다. 당시 무가베 대통령은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과 함께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메이 총리는 "무가베의 사임이 짐바브웨에 새로운 자유의 길을 구축할 기회를 가져왔다"며 "짐바브웨의 가장 오랜 친구로서, 우리는 국제·지역 파트너들과 함께 (짐바브웨가) 더 밝은 미래를 성취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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