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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키, 검증되지 않은 우회로에 대하여

냉정하게 머리를 식히고 생각을 해보자. 그 우회로가 그렇게나 뛰어나고 효과적이라면 시간과 검증을 통해서 그 효과가 입증된 후에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으로 편입이 된다. 이것이 속칭 기본과 주류 이론의 힘이다.

  • 김영준
  • 입력 2017.11.20 11:25
  • 수정 2017.11.20 11:39

세상의 진리는 알고보면 아주 평범하고 기본적인 것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건강하게 사는 법은 식사 제때 하고 골고루 잘 먹고 운동 꾸준히 잘 하면서 아프면 병원 간다 로 아주 단순하다. 사람들이 온통 관심을 가지는 다이어트의 방법도 결국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늘리는 것이다.

그렇다. 이런 얘기 누구나 다 아는 얘기다. 그런데 사람들은 꼭 이것이 아닌 다른 비법이나 방법이 있을 것이라 여기고 이러한 기본을 지키기는 커녕 우회하여 추월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고 애를 쓴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기본의 가치를 매우 저평가 하며 때로는 무시하고 불신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우회로를 찾는 사람들에게 여기저기서 자신의 우회로가 최선이라며 다가온다. 우회로 장사꾼들 중에서는 때로는 이런 기본적인 방법은 아무런 쓸모가 없으며 산업화된 대형 자본의 음모라는 이야기를 풀어대며 자신의 우회로가 더 유용함을 설파하기도 한다. 우회로를 찾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기본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무시했기에 이런 우회로 장사꾼들이 제시하는 말은 그들의 구미에 아주 잘 맞는다. 그래서 쉽게 넘어간다.

사람들이 색다르고 이색적인 것에 끌리는 것은 어쩌면 본능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나 소비라면 그런 같음을 거부하고 색다르고 이색적인 것을 찾는 것이 다양성의 측면에서 매우 좋은 것일게다. 그러나 그것이 건강과 보건, 개인의 삶과 인생에 관련된 것이라면 대부분의 경우는 그 우회로는 사실 우회로가 아니라 잘못된 길일 가능성이 높다.

냉정하게 머리를 식히고 생각을 해보자. 그 우회로가 그렇게나 뛰어나고 효과적이라면 시간과 검증을 통해서 그 효과가 입증된 후에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으로 편입이 된다. 이것이 속칭 기본과 주류 이론의 힘이다. 언제든 충분히 검증되기만 한다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본과 주류의 방법이야 말로 그간 제시된 무수히 많은 우회로 중에서도 고르고 고른 가장 검증된 우회로다.

올해 한참 논란이 되었고 얼마 전 '그것이 알고싶다' 에서 나온 안아키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현재 우리 앞에 펼쳐진 우회로는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고 그런 만큼 그들이 제시하는 길은 목표로 도달하기 보다는 잘못된 길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 그런 우회로 중에서 아주 아주 드물게 괜찮은 것이 나오기도 하겠지만 그런 제대로 된 우회로가 존재한다 해서 모든 우회로를 긍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거기에 돈과 시간을 투자해봤자 그 우회로 장사꾼들만 살찔 뿐이다. 왜 거대 산업자본이란 말에는 혹하고 반감을 표하면서 이런 우회로 장사꾼들이 이뤄낸 산업에는 반감을 가지지 않는지 다소 의아할 따름이다.

기본적 방법과 주류이론이 흔하다고 저평가하거나 무시하고 우회로와 대안에 대해 지나치게 고평가 하는 우리의 습성을 억누를 필요가 있다. 가장 흔하다는 것은 가장 많이 검증되었다는 증거이며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잘 들어맞는다는 증거다.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결과보다 내가 보기에 맞는 것이 더 뛰어나긴 어렵다.

우회로와 대안이 여전히 우회로와 대안으로 머물러 있는 것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이 기본이 될 만큼 뛰어나지 못하거나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에 뛰어났던 우회로와 대안은 기본과 주류로 편입되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이제 그만 기본에 대한 저평가는 그만 두도록 하자. 대부분 문제의 진짜 답과 해결책은 우회로에 있지 않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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