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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보험은 충분하신가요?

장애 발생의 98%는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중도장애인이라는 통계까지 나와 있는데도 장애 발생에 대한 대비와 준비를 하는 사람들을 본 기억은 거의 없다. 사람들이 앞다투어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암보험도 지진보험도 자동차 보험도 아닌 장애보험이라고 생각한다.

  • 안승준
  • 입력 2017.11.20 07:02
  • 수정 2017.11.20 08:43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의 운전, 혹은 졸음상태에서의 운전은 교통사고 발생률을 최대 15%까지 증가시킨다는 어느 보험회사의 통계발표를 보았다. 10명 중 한 명을 훌쩍 넘는 사람이 한 순간의 사고로 인해 신체적, 경제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으로까지 손상 혹은 그 이상의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하는 경고성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삼 경각심을 주고 보험가입의 당위성을 느끼게 해 주기에 충분히 공포스러워 보였다.

요즘 대부분의 가정은 한 대 이상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하루에 한 번쯤은 이동을 위해 바퀴 달린 무언가를 이용한다. 그러한 사실로 추측하건데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던 누군가는 그러한 통계수치를 보고 적지 않은 공감적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고 그 중 또 적지 않은 사람은 새롭게 보험의 가입을 고민하거나 실행으로 옮기는 효과를 발생시켰을 것이다.

물론 그러한 광고성 경고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은 예측 불가능한 교통사고의 위험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고 두려워 하고 있기 때문에 운전자라면 자동차 보험 하나쯤 가입하는 것은 정해진 규칙이 없더라도 당연한 과정이라고 여기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10만명중 500명쯤 발생한다는 암과 관련된 보험도 최근 증가추세에 있다는 지진관련 보험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는것은 나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두려움의 공감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저런 사고나 질병에 대비하고 다양한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을 나 개인적으로는 현명한 소비자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게 꼭 전해주고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장애 발생 추정율이다.

서류상으로 등록된 장애인의 숫자만으로는 정확한 장애발생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의학적, 환경적, 사회적인 예측시스템으로 예상하는 세계 보건기구의 장애발생예측율은 일반적으로 10%이고 최근의 공격적인 보고서에는 15.8%까지 상향 보고된 자료도 있다.

미국이나 독일같은 선진국에서 20%까지 장애출현율을 바라보는 것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등록장애인수만도 인구 대비 5%가 넘어간다.최대한으로 보면 교통사고 당할 확률보다도 높고 최소한으로 보더라도 암발생률보다는 10배나 높은 것이 장애발생률인 것이다.

더군다나 장애 발생의 98%는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중도장애인이라는 통계까지 나와 있는데도 장애 발생에 대한 대비와 준비를 하는 사람들을 본 기억은 거의 없다. 최근에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핵전쟁이나 원자력 발전 사고마저도 인구의 10분의 1을 한꺼번에 다치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지진이나 홍수 그 밖의 천재지변도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그러한 피해를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사람들이 앞다투어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암보험도 지진보험도 자동차 보험도 아닌 장애보험이라고 생각한다.사실 장애가 발생해도 신체적 손상으로 인한 의학적 조치는 이미 가입된 보험들이 충분한 도움을 제공해 줄 것이다.그렇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불편해 하고 힘들어 하는 것은 대부분 사회적 구조나 시스템의 문제들인 경우가 더 많다.

당신이 갑자기 휠체어를 타게 되었을 때 높은 턱이나 계단들 때문에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반으로 줄어든다면 어떤 감정이 들겠는가?귀가 들리지 않았을 때 영화관도 가지 못하고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아무 책도 읽을 수 없게 된다면 어떨까?

우리가 함께 준비해야 하는 보험은 바로 그것인 것이다.갑작스레 신체적 손상을 입더라도 지속적이고 연속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10명 중 한 명 쯤은 받아들여야 하는 장애를 대비해 모두가 준비해야 하는 보험인 것이다. 국가는 오랜시간 차별 받아온 여성들의 권익을 위해 여성가족부를 만들고 집중적인 지원을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다.

대기업 틈에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는 살아 남기 힘든 중소기업과 밴처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부처도 신설했다. 경제발전으로 우선순위에서 배제되었던 환경문제에는 한시적으로나마 집중 예산이 투입되기도 하고 안보의 위기가 있을 때 국방예산도 그러하다. 장애인의 수는 왠만한 야당 전체의 지지자 보다도 많다.그리고 국민 모두는 모두 예비 장애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발생에 대비한 보험적 제도나 정책은 너무도 미비하다. 건강보험이나 노인장기요양보험처럼 장애보험법이 만들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특별한 불편함 없이 조금 다른 모양으로 적응만 하면 되는 세상을 만드는 예산! 그것은 국민 모두의 미래를 위해 꼭 준비해야 하는 최우선 보험인 것이다.

교통사고나 암의 발생을 대비하는 당신! 당신에게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준비가 필요하다.

장애에 대한 아무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당신은 지금 너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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