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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주인 바뀐 뒤 ‘세월호' 보도통제 풀렸다

  • 강병진
  • 입력 2017.11.20 05:38
  • 수정 2017.11.20 05:42

“‘망가진 언론의 피해자는 바로 국민이다.’ 공정방송을 위해서 파업에 나섰던 저희 '문화방송'(MBC)과 '한국방송'(KBS) 노조원들에게 이 같은 꾸짖음을 주신 분이죠. 416연대 유경근 집행위원장과 저희 다시 시작하는 '시선집중'의 첫 번째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변창립 아나운서)

72일간의 파업을 끝내고, 20일 오전 문화방송 간판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시선집중'이 정상 방송에 들어갔다. 진행은 부당노동행위 혐의 등으로 피소된 신동호 아나운서국장 대신, 심의국으로 부당전보됐던 변창립 아나운서가 맡았다. 변 아나운서는 이날 오프닝에서 “지난 17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던 저희 '시선집중'이 70여일간 멈췄다. (…) 길고 복잡한 이야기로 핑계 대거나 변명하지 않겠다. 공영방송 엠비시를 지키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한 가장 큰 책임은 저희 엠비시 구성원 모두에게 있음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 아나운서는 이어, “앞으로 좋은 방송으로 보답하겠다. 돈과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방송, 강자보다는 약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방송,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방송으로 갚아나가겠다. 짧게는 두 달여, 길게는 수년간 불편함을 참고 인내해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 전한다. 조금 더디더라도 바른방향으로 다시 달리겠다”고 덧붙였다.

정상화된 '시선집중'의 첫 출연자는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었다. 유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미수습자 발인을 마치고 화장을 위해 수원연화장으로 향하는 길에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장례, 오는 24일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둔 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관련 법안(사회적참사법)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문화방송 재건과 관련한 대화도 나눴다. 진행을 맡은 변창립 아나운서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저희가 사실 유 위원장께 인터뷰 요청하면서 많이 망설였다. 저희가 아직 완전히 달라졌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저희 파업을 옆에서 지켜보시면서 또 그동안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것을 가슴 아프게 또 목격하시면서 앞으로 언론이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달라)”고 물었다.

이에 유 집행위원장은 “우선 파업을 마치고 이렇게 다시 본연의 엠비시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시작하시는 모습에 정말 축하를 드리고 응원을 드린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정권이나 국회 힘으로 이 언론을 바꾼 것이 아니고 바로 직원 여러분들, 언론인 여러분들의 힘으로 이 환경을 바꿨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그 힘이 앞으로 사장이 누가 되든 누가 이사가 되든 흔들림 없이 언론의 공정성을 지켜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거라고 본다. 특히 저희와 같은 현장 피해자들 현장에서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을 때 취재하는 동시에 아픈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역할도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관계자는 “과거 경영진의 부당한 감시와 통제 속에 세월호 관련 아이템이 사실상 ‘방송금지’에 묶여 있었던 점에 비추면, '시선집중'의 오늘 인터뷰는 문화방송 정상화 흐름에서 매우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8월 문화방송 라디오 피디 40여명은 제작거부 돌입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함께 세월호 참사가 보도통제가 가장 심한 아이템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세월호 관련 아이템을 다루더라도 ‘정부’, ‘해경’, ‘헬기’ 같은 단어를 삭제하거나, 세월호에서 기름이 유출돼 피해를 본 어민 사연을 더 강조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식이었다. 지난달 노조는 단원고 학생들이 촬영한 휴대전화 영상을 확보하고도 뉴스에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문화방송 보도국의 왜곡·편파 보도지침을 폭로하기도 했다.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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