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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중대 발표' 도중 물을 '홀짝'거리며 기이한 장면을 연출했다 (영상)

  • 허완
  • 입력 2017.11.16 07:56
  • 수정 2017.11.16 08:02

살다 보면 목이 마를 때도 있는 법이다.

전국에 생중계 된 연설, 떠들썩 하게 예고했던 바로 그 '중대 발표'를 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갈증을 이길 수는 없었다. 15일(현지시각) 백악관 외교접견실에서 벌어진 일이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12일 간의 아시아 순방 결과를 전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으로는 25년 만에 가장 길었던" 이번 순방에서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물론 미국 언론들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긴 하다.)

연설을 11분 쯤 이어가던 무렵, 트럼프는 갈증을 느꼈던 것 같다. 그는 갑자기 연설을 멈추고 왼쪽으로 몸을 돌려 물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곳에 물은 없었다.

"오, 물이 없네? 괜찮다."

상심한 채 연설을 이어가려던 그 때, 누군가가 물이 반대편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뭐라고? 괜찮다."

이내 남태평양 피지섬 천연암반수 '피지 워터'를 발견한 트럼프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뚜껑을 딴 다음,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물병 따는 소리가 마이크로 전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행동에서 나타난, 아주 짧은 순간의 순발력은 칭찬할 만하다)

왼손은 거들 뿐...

물 한 모금으로는 갈증이 마저 해소되지 않았다는 듯, 트럼프는 나머지 연설 도중에도 몇 차례 더 물을 마셨다.

사실 트럼프는 연설 도중 물을 마시는 행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가 적절하게 끌어올린 과거 기록을 살펴보자.

2013년 당시 공화당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던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연설을 하던 도중 느닷없이 물을 마시자, 트럼프는 이런 트윗을 올린 적이 있다.

마르코 루비오가 연설 도중 물을 마신 것 때문에 언론에 의해 십자가에 못박히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는 다음 번에는 병째 마시는 대신 유리잔에 마시는 게 좋겠다. 그렇게 하면 부정적 영향은 훨씬 적을 것이다.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시간이 흘러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루비오를 경쟁자로 맞이했던 2016년 2월, 트럼프는 유세 도중 루비오의 '물 사건'을 조롱하기도 했다.

이렇게.

Trump mocks Rubio's SOTU water incident - CNN

이날 트럼프의 '물 사건' 직후 루비오는 재치있는 조언을 트럼프에게 건넸다.

비슷하지만, 기술을 조금 더 다듬어야 한다. (물 마시는 행동은)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 끝내야 하고, 시선이 카메라에서 떨어져서는 안 된다. 첫 번째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한편 이 사건 직후 위키피디아 '피지 워터' 항목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누군가에 의해 추가됐다.

"피지워터는 도널드 트럼프의 두 손으로 쥔 공식 갈증해소 음료다."

몇 분 뒤 이 내용은 삭제됐다.

블룸버그 기자 스티븐 데니스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트윗으로 상황을 요약했다.

무역 적자를 비난하는 트럼프가 피지 워터를 마신다.

살다 보면 목이 마를 때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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