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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OO은 좋은 사람의 기준과 비슷했다

  • 구세라
  • 입력 2017.11.15 10:38
  • 수정 2018.02.09 12:00
Shot of a young couple sharing a tender moment
Shot of a young couple sharing a tender moment ⓒPeopleImages via Getty Images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줘’ 한때 유행했던 노래제목으로 소개팅을 요청해봤다면 당신은 살짝 옛날사람. 요즘 트렌드는 “그냥 남자사람 소개해줘”도 모자라 “남소부탁”, “여소받음”으로 다 해결되는 분위기다. 혹자는 줄임말이 편해서 그런 거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 사람을 소개하고, 또 소개받는 일이란 어렵기 때문일지도. 더욱이 좋은 사람이라고 소개해줬는데 막상 아니어서 괜히 인간관계만 망칠 뻔한 에피소드도 종종 접할 수 있고.

좋은 사람을 나누는 한 가지 기준. ‘이것’에도 적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 조하~” 이 말을 자주 듣는, 주변서 꽤 좋다고 인정받는 사람들에겐 최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 이전에는 ‘착한 사람=좋은 사람’이라고 했다면, 이제는 피해 주지 않는 게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이는 배려의 덕목과도 일치하는 부분, 최근 반려동물의 배변을 치우지 않거나 목줄을 하지 않는 견주들이 비판 받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 기준이 적용되는 또 한 가지는 의외로 ELECTRICITY, 바로 전기다. “응?” 싶다면 다음 영상을 보자.

피해주지 않는 사람이 좋다. 전기도 그러하다!

30초짜리 영상에 담긴 묵직한 메시지, 왜 진작 몰랐던 걸까? 좋은 전기는 전세계인들의 건강에 피해를 주지 않는 대신 따뜻함, 즐거움, 위대함, 가능성을 만든다. 그래서 좋은 게 좋다! 반면, 두려움, 끔찍함, 처참함을 만드는 나쁜 전기가 있는데, 두 가지를 나누는 커다란 기준은 사람을 나누는 기준과 같아서 생산과정에서 ‘피해를 주느냐, 안 주느냐.’ 이 차이가 100년, 10만년 후 미래에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고. 그동안 전기요금 아끼는 방법만 검색했다면, 지금부터는 ‘알아두면 쓸데있는’ 전기가 어디서 왔는지 꼼꼼히 따지는 습관을 가져볼까?

좋은 전기, 나쁜 전기, 이상한 전기

#(좋은데)이상한_전기

커피 한잔에 담긴 전기 좋은 토양에서 자란 유기농 식품처럼, 환경을 해치지 않고 만들어진 신비한 전기의 세계를 공개한다. 흔히 마시는 커피 한 잔에서도 전기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사실! ‘그동안 찌릿찌릿 전기를 마신건가?’라고 놀라지 말자. 커피가 든 컵을 손으로 잡았을 때, 컵 안에 담긴 커피와 손바닥 사이 온도차가 발생하는데, 바로 이 온도 차를 전력으로 변환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으니까. 헐, 그간 놓친 전기가 얼마야? (후덜덜)

옷으로 스마트폰 충전하는 세상 스마트폰 배터리가 3%인데.. 이런! 보조배터리를 집에 두고 왔다면? “옷에다 충천하면 되지~” 실로 짜여진 옷을 입고 호흡하면 전기에너지가 발생하는 기술, 우리나라 연구팀이 개발했다. ‘트위스트론’이란 실을 늘였다 줄였다 반복하면 전기 에너지가 생산돼 숨을 쉬었다 들이마시는 행위만으로도 좋은 전기가 번쩍~ 가까운 미래에 활용될 날이 어서 오길!

전기로 달리는 전기차, 무슨 전기로 만들까? 전기차는 가스 배출구가 없어 매연을 유발하지 않고, 전기를 이용해 충전을 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 환경에 좋다? 무조건 그렇진 않다. MIT 연구진에 따르면, 전기차가 생산되는 시점부터 폐기 시까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기차 테슬라 모델S는 226g/km으로 나타났다. 이는 BMW 750i의 배출량 385g/km보다 조금 적은 정도라고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익스프레스가 밝혔다. 결국 전기차로 지구환경을 구할 수 있다고 맹신하는 건 난센스. 추가로, 전기차의 전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친환경적이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사실.

#늘_좋았던_전기

신재생에너지가 지구에 이롭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너무 오래전에 배워서 신재생에너지에 뭐, 뭐가 있는지 가물가물하다면? 지구환경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알쓸신잡’ 또는 ‘지대넓얕’을 위해 아는 척하기 딱인 몇 가지 신재생에너지를 알아 두자.

먼저 태양 빛을 변환해 전기를 만드는 태양광 발전시스템. 이건 정말 초등학교 때부터 지독하게 들어서 스킵한다고? 잠깐, 태양광 발전 집광판이 설치된 논에서 벼농사 짓고 전기도 얻는, 일석이조 기술력이 업데이트 된 건 몰랐을 듯? 태양광 발전 집광판 아래에서 벼가 자라나기 힘들 것이라 예측됐지만 실제로 일반 벼들의 성분과 차이가 없었다고. 심지어 논에 물을 공급하는 냉각효과 때문에 전력 생산량은 더 많단다. 여기에 더해, 그 전력을 농가에서 직접 판매해 농민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 단, 현행법상 농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지을 수 없다고 하니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

다음, 풍력발전. 강원도 양떼목장에 가본 사람이라면, 양들을 보기 전에 엄청난 풍차에 놀랐겠지? 최근에는 제주도에 탐라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준공되었고, 새만금과 경북 영양군에도 추진 및 조성 중에 있다. 참고로 독일의 경우 지난 10월에만 44% 전력이 신재생에너지에서 만들어졌는데 독일 전역에 큰 피해를 남긴 태풍 헤르바르트의 영향으로 풍력 발전 생산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음..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아이러니하지만. 한전경제경영연구원에 따르면, 2040년쯤이면 전세계 신규발전설비 가운데 풍력 발전이 37%를 차지할 예정이니 그 중요성 또한 알 만하다.

한계에 맞서 떠오른 대안, 수소에너지다. 태양은 반나절만 떠있고, 바람은 가끔 불어온다는 것. 수소에너지는 물 등에 존재하는 수소를 분리해 에너지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손실이 적고 장기간 저장에 용이해 앞에 설명한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하면 활용도가 높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최근 ‘제2회 수소에너지 국제포럼’에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충남은 기후변화 해법의 하나로 수소에너지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역시 수소로 만든 전기차의 보급이 확산된다면 더 좋다는 건 두말 하면 잔소리다.

#(주의)나쁜_전기

소개팅에서도 폭탄이 있듯, 언제 폭탄이 될지 방심할 수 없는 나쁜 전기도 있다. 전기가 만들어 질 때, 오염물질 발생률이 0%인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전기를 생산하는 화력발전소가 대기오염을 유발한다. 특히 최근 더욱 심각해진 ‘1급 발암물질 미세먼지’에 있어서도 그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다만 알아도, 수백 억원에서 많게는 수십 조 원이 드는 일이기에 치약을 바꾸듯 쉽게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긴 힘든 것.

하지만 앞서 언급한 좋은 전기 사례처럼 그 퍼센트를 낮추는 방법들이 여럿 있긴 하다. 지난 봄,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감축 응급대책으로 노후 화력발전소 '셧다운'을 지시했다. 실제로 그 후 트위터에는 ‘잠시 발전소 닫으니까 미세먼지 농도 확 떨어진 게 느껴진다며, 발전소 영향이 이렇게 크구나’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앞으로도 노후 발전소 8기 가동중단시, 1~2% 미세먼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측면도 있다는 것. 또 중국발 미세먼지도 문제지만, 국내 전체 미세먼지의 14% 정도가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잘만 활용한다면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총 생산 중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아는 당신이라면, 이쯤 되면 걱정이 될 것. 나쁘다고 무조건 배척할 순 없듯이 당장에는 에너지믹스 정책 하에서 조율해 나가야 하겠지? 하지만 누구나 결국엔 좋은 사람을 찾아내듯,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게 아닐까. 자, 오늘부터 “내가 사용하는 이 전기가 어디서 왔지?” 따져보고, 대안도 같이 생각해보는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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