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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활란 친일행적' 팻말에 이화여대는 '불허'한다는 입장이다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김활란 초대총장 동상 앞에 그의 '친일행적'을 알리는 팻말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학교가 학생들의 행동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0월 역사교육학과 2학년 정어진(21)씨가 만든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은 학생 1천명으로부터 1천원씩, 100만원을 모금해 김활란 동상 근처에 팻말을 세울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 씨는 친일 인물의 동상이 학교에 세워진 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올해 초 이 단체를 출범했다.

그러나 13일, 뉴스1에 따르면 기획단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팻말 설치에 학교가 '불허'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기획단에 따르면 8일, 학생들은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관계자들은 김 초대총장의 친일 행적에 대해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며 "누구나 어려운 시기였기에 이화여대를 지키기 위해 그런 것"이라는 취지로 학생들을 설득했다.

관계자들은 기획단 학생들에게 "한 달 임시게시물이면 허가가 가능하다"라며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기획단은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기획단은 이날 "간담회 내내 학교가 친일의 역사를 마주하고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며 "친일파가 동상으로 기려지는 곳이 아닌, 친일 행적을 성찰하고 성숙한 지성의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기획단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분들을 생각하면, 조국과 민족을 판 친일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기획단은 오늘 오후 1시, 이화여대 캠퍼스 안에 세워진 김 초대총장의 동상 앞에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제막식'을 진행한다. 학교 관계자는 "제막식 자체를 금지할 계획은 아직 없다"라며 "향후 팻말 설치 후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계획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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