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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검사가 영화 '검사외전'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이 기사에는 영화 '검사외전'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검사외전'(2016년)의 주인공 변재욱(황정민)은 거친 수사로 유명한 다혈질 검사다.

거칠 게 없던 변 검사는 조사 과정에서 쓰러진 피의자를 살인했다는 누명을 쓰고 15년형을 받는다.

그는 감옥 속에서 만난 사기꾼 한치원(강동원)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기 위한 복수극에 나서게 된다.

그런데 영화가 개봉한 뒤, 영화 속 변 검사와 닮은 '실존 모델'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바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검사였던 홍경령(52) 전 검사다. 홍 전 검사는 2002년 조직폭력배 관련 살인사건의 수사를 지휘했는데, 당시 검찰 수사관들이 피의자를 조사 도중 때려 숨지게 한 사건으로 기소돼 징역 1년6월을 선고 받았다.

홍 검사는 수감생활을 마친 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어느 칼잡이 이야기’(2013년)를 출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홍 검사는 최근 영화 ‘검사외전’ 감독을 상대로 허락 없이 책 내용을 가져다 썼다며 2억원대의 저작권 침해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한국일보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이흥권)가 ‘수사를 받던 피의자가 사망하면서 주인공 검사가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는 기본 스토리에 유사점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피의자가 사망한 경위, 재판 과정과 수감 이후 주인공 행적이 판이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재판부가 구체적으로 밝힌 영화와 실제의 차이는 이랬다.

영화 속에서는 변 검사의 직속상관인 차장검사가 조사가 끝난 뒤 취조실에 몰래 들어가 천식을 앓던 피의자를 때리고 의료기구를 빼앗아 피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그러나 홍 전 검사의 책에서는 조폭 살인사건 수사 도중 피의자가 수사관이 잠든 틈을 타 도망갔고, 이에 흥분한 일부 수사관들이 홍 전 검사 몰래 다른 피의자를 심하게 폭행하면서 과다출혈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현직 검사의 교도소 속 생활도 영화와 책 사이에 차이가 많다고 전했다.

변 검사는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지만, 홍 전 검사가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또 영화 속에서는 변 검사가 교도관과 제소자의 법률문제를 해결해주면서 교도소 안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홍 전 검사는 구치소에서 원예부에 배속돼 국화를 키웟다.

재판부는 “피의자 사망으로 교도소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부분은 영화 2시간 분량 중 27분에 불과하고, 한치원(강동원 역)의 사기꾼 자질로 주인공 검사가 재심을 통해 누명을 벗게 되는 과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캐릭터가 유사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책에서 언급한 '핏불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강직한 성격의 검사’ 같은 캐릭터는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 널리 사용되는 추상적 유형”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

“소설이 특별히 유명세를 탔던 것도 아니고 판매부수도 상당히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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