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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스페이시는 커밍아웃으로 게이와 양성애자 남성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NEW YORK, NY - MAY 24:  Kevin Spacey attends the Build Series to discuss his new play 'Clarence Darrow' at Build Studio on May 24, 2017 in New York City.  (Photo by Daniel Zuchnik/WireImage)
NEW YORK, NY - MAY 24: Kevin Spacey attends the Build Series to discuss his new play 'Clarence Darrow' at Build Studio on May 24, 2017 in New York City. (Photo by Daniel Zuchnik/WireImage) ⓒDaniel Zuchnik via Getty Images

케빈 스페이시는 트위터로 커밍아웃하며 모든 게이 및 양성애자 남성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정체성을 숨기는 것과 권력의 부패를 살펴보려 한다. 한 개인의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가 게이와 양성애자 남성 전체에 대한 무기로 변했다. 케빈 스페이시의 경우 심각한 피해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

먹칠 1: 게이=약탈적이며 성적인 학대자: 스페이시의 성적 지향에 대한 루머는 여러 해 전부터 있어왔으나, 그는 답변을 거부했다. 1986년에 14세였던 배우 앤서니 랩이 스페이시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버즈피드에 폭로하자, 스페이시는 혐의를 부인하지조차 않으며 그제서야 커밍아웃했다. 괴상한 일이지만, 스페이시는 커밍아웃을 이용해 자신의 잘못을 덮으려 했다. 관심을 딴데로 돌리고 동정을 사려고 한 이기적 시도였다. 그는 게이를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와 동일시해버린 것이다. 이것은 반 LGBTQ 극단주의자들이 되풀이하는, 악랄한 동성애 혐오적 거짓말이다.

먹칠 2: 게이들의 광기어린 성적 충동은 마약과 술 때문에 더 심해진다: 스페이시는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일어났지 않았는지 모른다고 말하며, 취해 있었다는 핑계를 댔다. 마치 게이가 취하면 성적 약탈을 하게 된다는 듯했다.

먹칠 3: 양성애자라는 정체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이 남성 및 여성과 관계를 가졌다는 스페이시의 말은 양성애를 부정한다. 우리는 그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며, 그가 하는 말을 믿어야 할 이유도 전혀 없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게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먹칠 4: 동성애는 선택이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이 게이라고 밝혔다기보다는 “나는 이제 게이 남성으로 살기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이것 역시 동성애는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LGBTQ 평등의 적들이 쓰는 표현이다. 공인으로서 이런 생각을 내비친 스페이시는 기독교 우파에게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하필 도널드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가 극단적 복음주의 지지세력을 의식해 LGBTQ 인권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지금에 말이다.

먹칠 5: 게이들은 거짓말쟁이들이며 자신들의 추한 행동을 덮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스페이시는 모든 게이 남성들을 성적 약탈자로 보이게 만들었다. 이 역시 가족 연구 위원회(FRC) 등의 증오 집단들이 되풀이하는 추한 거짓말이다. 게다가, 그는 모든 게이 남성들이 몹쓸 행동을 덮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남들을 속이는 사기꾼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새로 제기될지 모를 다른 비난들을 미리 막으려는듯, 그는 “내가 프라이버시를 굉장히 보호했기 때문에 나에 대한 이야기들이 더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스페이시는 앞으로 나올 이야기들을 무효화하고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빼앗으려고 혈안이 된 사람들이 꾸며낸 것으로 만들려 시도하는 것이다. 터무니없는 일이며, LGBTQ 평등의 적들에게 뻔히 들여다 보이는 이야기다.

케빈 스페이시는 내면화된 동성애 혐오 때문에 이러는 것이다. 그 때문에 그는 커밍아웃했을 때의 파장이 엄청날 거라고 생각하고 이제까지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런 물음이 전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퀴어들이 많은 시대이지만, 그는 자신의 성적 지향에 대한 질문을 꺼내는 사람들에게 분노에 찬 공격을 날렸다. 게이임을 공개한 작가 케빈 세섬스가 2010년 데일리 비스트 인터뷰에서 스페이시의 성적 지향에 대한 질문을 하자, 스페이시는 반발하며 세섬스가 그 이슈를 꺼낸 것 자체를 공격했고, 이런 질문은 LGBT 청소년들을 괴롭히는, 자살까지도 부를 수 있는 행동과 같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특권과 부를 지닌 백인 남성 배우인데도 말이다. 어처구니 없는 말이었고, 괴롭힘을 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모든 LGBTQ 청소년들에 대한 엄청난 모욕이었다.

“인생이 노출된 젊은이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고는 다른 사람에게 같은 짓을 하는 사람들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 모두의 이유를 하나로 묶어버릴 수는 없다. 나는 그 선을 결코 넘은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넘지 않을 것이다. 스페이시를 비롯하여, 영향력과 권력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성적 지향을 숨기고 지낼 경우, 게이라는 것이 수치스러운 사실이라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큰 피해를 초래하곤 한다. 이 두 가지는 위험한 조합일 수 있다.

성적 지향을 비밀로 한다는 것 자체가 사람을 소모시키고 생각과 판단을 왜곡시킨다. 비록 언제나 그런 건 아니고, 막강한 유명인이 적절한 시기에 당당하게 커밍아웃하고 굉장히 긍정적인 일들을 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성적 지향을 너무 오랫동안 숨기고 지내면 자신의 인생, 그들의 좋지 않은 행동을 못 본 척하는 주위 사람들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다.

나는 지난 주에 백만장자였던 말콤 포브스, 헐리우드 프로듀스 머브 그리핀(이 두 사람은 고인이다), 익명의 워싱턴 정치인에 대한 긴 글을 썼다. 권력을 가진 커밍아웃하지 않은 게이와 양성애자 남성들은 성희롱과 약탈적 행동을 자주 하며, 일하면서 그러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스스로를 가두어 공개적으로 게이들을 만나러가지 못하게 한다. 그렇지만 권력을 사용해 자기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약탈적 행동을 할 수는 있다(상대도 성적 지향을 밝히지 않은 게이 남성인 경우도 있다).

자신에 대한 증오에 사로잡힌 스페이시 같은 사람은 LGBTQ 커뮤니티에 대한 생각은 거의 없으며, 랩에 대한 자신의 반응이 커뮤니티에 먹칠을 할 거라는 걸 알지 못한다. 그에게 강력하게 항의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How Kevin Spacey Defamed All Gay and Bisexual Men By Coming Ou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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