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인규 전 중수부장 "국정원이 ‘논두렁 시계' 언론 흘릴 것 요구"

ⓒ한겨레

이른바 '박연차게이트' 수사를 지휘하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59·사법연수원 14기)이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국정원의 수사 개입이 있었으며 조사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중수부장은 7일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 도중 세상을 달리하신 것은 진실로 가슴 아픈 일"이라며 "저 개인적으로도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일을 한 사실은 전혀 없습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노 전 대통령 수사 중 2009년 4월14일 퇴근 무렵 국정원 전 직원 강모 국장 등 2명이 찾아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뜻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하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노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이 전 부장은 "국정원이 노 전 대통령 시계수수 관련 수사 내용을 어떻게 알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들의 언행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화가 난 제가 '원장님께서 검찰 수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내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려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겠다. 원장님께도 그리 전해달라'고 정색하며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강 국장 등이 크게 놀라며 '왜 이러시냐'고 하기에 제가 화를 내면서 '국정원장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고 강하게 질책했다"며 "이에 강 국장 등 2명은 '자신들이 실수한 것 같다면서 오지 않은 것으로 해달라'고 하고 사죄한 뒤 황급히 돌아갔으며 저는 이러한 사실을 위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후 2009년 4월22일 KBS에서 '시계수수 사실' 보도, 같은해 5월13일 SBS에서 '논두렁에 시계를 버렸다'는 보도가 연이어져 국정원의 소행임을 의심하고 나름대로 확인해 본 결과, 그 근원지가 국정원이라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장은 "이런 사실을 근거로 2015년 2월23일 경향신문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검찰이 시계수수 사실을 흘려 망신을 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보도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국정원의 노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 보도 관련 사실을 언급했는데 약속을 어기고 보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부장은 해외 도피 의혹과 관련해 "일하던 로펌을 그만둔 후 미국으로 출국해 여러 곳을 여행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노 전 대통령 수사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해 해외로 도피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수사와 관련해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일은 없었고 검사로서 소임을 다 했을 뿐이라는 점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일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잘못한 점이 있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 도중 세상을 달리하신 것은 진실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하여 검찰이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일을 한 사실은 전혀 없습니다.

저는 일하던 로펌을 그만둔 후 미국으로 출국하여 여러 곳을 여행 중에 있습니다. 이로 인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하여 해외로 도피하였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하여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일은 없었으며 검사로서 소임을 다하였을 뿐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만일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하여 제가 잘못한 점이 있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하여 조사를 받겠습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 보도와 관련된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노 전 대통령 수사 중인 2009, 4. 14. 퇴근 무렵 국정원 전 직원 강 모 국장 등 2명이 저를 찾아와 원세훈 전 원장의 뜻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하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노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하였습니다.

국정원이 노 전 대통령 시계 수수 관련 수사 내용을 어떻게 알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들의 언행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화가 난 제가 ‘원장님께서 검찰 수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려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겠습니다. 원장님께도 그리 전해 주십시오.’라고 정색하며 말했습니다. 이에 강 국장 등이 크게 놀라면서 ‘왜 이러시냐?’고 하기에 제가 화를 내면서 ‘국정원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고 강하게 질책하였습니다. 이에 강 국장 등 2명은 ‘자신들이 실수한 것 같다면서 오지 않은 것으로 해 달라’고 하고 사죄한 뒤 황급히 돌아갔으며 저는 이러한 사실을 위에 보고하였습니다.

그 후 2009. 4. 22. KBS에서 ‘시계수수 사실’ 보도, 같은 해 5. 13. SBS에서 ‘논두렁에 시계를 버렸다.’는 보도가 연이어져, 국정원의 소행임을 의심하고 나름대로 확인해 본 결과 그 근원지가 국정원이라는 심증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2015. 2. 23. 경향신문 기자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검찰이 시계수수 사실을 흘려 망신을 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보도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국정원의 노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 보도 관련 사실을 언급하였는데 약속을 어기고 보도를 하였던 것입니다. 이것이 노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하여 알고 있는 대략의 내용입니다.

이 인 규 올림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인규 #노무현 #국가정보원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