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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게 손가락 욕설을 날린 자전거 탄 여성이 해고됐다

  • 김태우
  • 입력 2017.11.07 06:56
  • 수정 2017.11.07 06:57
TOPSHOT - A woman on a bike gestures with her middle finger as a motorcade with US President Donald Trump departs Trump National Golf Course October 28, 2017 in Sterling, Virginia. / AFP PHOTO / Brendan Smialowski        (Photo credit should read BRENDAN SMIALOWSKI/AFP/Getty Images)
TOPSHOT - A woman on a bike gestures with her middle finger as a motorcade with US President Donald Trump departs Trump National Golf Course October 28, 2017 in Sterling, Virginia. / AFP PHOTO / Brendan Smialowski (Photo credit should read BRENDAN SMIALOWSKI/AFP/Getty Images) ⓒBRENDAN SMIALOWSKI via Getty Images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자전거를 탄 한 여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량 행렬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날린 사진을 본 기억이 날 것이다.

이 사진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한 백악관 전속사진관이 버지니아 스털링의 골프클럽을 빠져나올 때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곧바로 온라인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이날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언급된 뒤 기사화된 '손가락 욕설' 사건은 토크쇼의 농담 소재로도 쓰이고, 소셜 미디어 안에서는 자전거 탄 이 여성을 '영웅(Shero)이라고 부르는 모습도 나타났다. 사진과 함께 #Her2020이라는 해시태그도 유행했다.

이 여성의 이름은 줄리 브릭스먼(Juli Briskman)이다. 그런데 브릭스먼이 일하고 있는, 정부 납품업체이기도 한 아키마(Akima) 그룹에서는 이 사진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회사는 브릭스먼을 해고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브릭스먼(50)은 지난 주말 허프포스트US와 인터뷰에서 "누군가 손가락 욕설을 하는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이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주말 내내 사진이 온라인으로 퍼지자, 브릭스먼은 월요일(지난달 30일)에 출근해 회사 인사담당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화요일이 되자 회의 중이던 그의 상사가 브릭스먼을 직접 불렀다. 그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프로필 사진으로 손가락 욕설 사진을 올린 것은 회사의 소셜미디어 정책을 위반한 것이다"라고 통보했다.

브릭스먼은 "회사 사람들이 '우리는 당신과 헤어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로부터 '기본적으로 음란하거나 외설적인 것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면 안 된다', '대통령에 대한 손가락 욕설도 외설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브릭스먼은 아키마의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서에서 6개월 넘게 일했다. 그는 경영진에게 "업무 중에 벌어진 일이 아니고, 소셜미디어에서도 회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아키마가 정부를 상대로 한 납품업체이며 그 사진이 사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아키마가 있는 버지니아는 미국에서도 '임의고용'이 가능한 연방주다. 회사가 근로자를 언제든지 어떤 이유로든 해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브릭스먼은 "최근 한 남성 동료가 아키마 그룹을 대문 사진으로 내건 페이스북 페이지에 음란한 댓글을 올렸지만 여전히 일을 하고 있다"며 "이런 것을 생각하면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브릭스먼은 "그 동료는 페이스북에서 누군가를 "미친 진보주의자 새끼"라고 불렀다가 질책을 받았지만, 그 글을 삭제한 뒤 계속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릭스먼은 "이런 것들이 어떻게 대통령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는 것보다 덜 외설적일 수가 있는 거냐"며 "이게 공평한 일이냐"고 되물었다.

허프포스트US는 이 사안에 대해 아키마에 해명을 요청했지만, 전자우편과 전화 모두 답변을 받지 못했다.

브릭스먼은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을 봤을 때 무슨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본능적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가나 피가 끓어올랐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불법체류청소년 추방유예프로그램(DACA) 수혜자들을 쫓아내고, 오바마케어의 조항 폐지를 추진하는 것을 떠올렸다. 또 (태풍 피해를 입은)푸에르토리코에서는 지금 주민 가운데 3분의 1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을 생각했다. '그런데도 망할 골프장에 다시오다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차량 행렬을 향해 여러 차례 손가락 욕설을 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민주당 지지자인 브릭스먼은 미국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이나 '동물에 대한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PETA)처럼 믿을 수 있을 만한 사람과 같이 일할 수 있는 새 직장을 찾고 있다.

비록 일자리를 잃었지만, 그는 자신이 트럼프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한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것에 대해 유감스럽지는 않다고도 전했다.

오히려 자신의 행동이 저항의 이미지가 돼 다른 미국인들에게 널리 퍼지게 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브릭스먼은 "어떤 면에서 예전보다 더 나아진 것 같다"며 "미국의 현재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 오싹하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일은 뭔가 말할 수 있는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허프포스트US의 Woman Fired For Flipping Off Donald Trump’s Motorcade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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