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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기아 포수 김민식이 한 말에 양현종이 웃었다

  • 강병진
  • 입력 2017.10.31 12:39
  • 수정 2017.10.31 12:52

30일 코리안시리즈 5차전이 열린 잠실야구장. 7대0으로 넉넉히 앞서 가던 기아는 7회말 두산에게 대거 6점을 내줬다. 이 경기만 잡으면 우승인 기아는 한점 차로 앞선 9회말, 양현종을 올렸다. 나흘 전 122구를 던진 양현종이었다. 6차전 선발투수를 앞당겨 올리고도 5차전을 잡지 못한다면, 기아는 두산에 시리즈 전체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모든 걸 건 모험이었다.

첫 타자는 두산의 4번타자 김재환이었다. 초구는 스트라이크. 그러나 이후 양현종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결국 포볼로 김재환을 내보냈다. 불안감이 엄습하는 순간, 포수 김민식이 마운드에 올라갔다. 둘이 밝게 웃으며 얘기나누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캐스터는 이렇게 말했다. "포수가 지금 할 말은 '이번 게임 져도 다음 게임 있으니까 편하게 하세요' 밖에 없죠."

그러나 스포츠조선에 따르면, 김민식은 양현종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 투수가 왜 쫄아요"

김민식의 이 말에 올해 20승을 거둔 다승왕 투수 양현종은 피식 웃었다. 김민식은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주면 안된다고 생각했었는데 볼넷을 내줬다. 현종이 형도 긴장하는 것 같아서 어떻게 긴장을 풀어줄까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현종이 형도 '알겠다'며 웃었다"고 말했다고 스포츠조선은 전했다.

조금 다른 버전도 있다. 엑스포츠뉴스에 따르면, 김민식은 "양현종에게 긴장하냐고, 아직 남은 경기도 있고 1점을 줘도 괜찮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확한 말은 다르지만, '긴장하지 말라'는 취지는 비슷하다.

이후 실책과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양현종은 침착하게 박세혁과 김재호를 잡아내고 팀에 8년 만이자 통산 열한번째 우승을 안겼다.

김민식은 양현종을 안심시키기 위해 거짓말도 했다고 한다.

"마운드에서 현종이 형이 '공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아니요라고 할 수 없었어요. '괜찮아요. 자신있게 던져요'라고 했어요."

SK 와이번스에서 백업 포수로 올시즌을 시작한 김민식은 지난 4월 7일 트레이드가 된 이후 KIA의 주전포수가 됐고, 정규시즌 우승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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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양현종 #기아 #김민식 #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