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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적'을 '순종적'으로, 유력 학생 학생부 고친 사립고의 교사들 적발

  • 박세회
  • 입력 2017.10.30 13:38
  • 수정 2017.10.30 13:44

경북지역의 한 사립고에서 교장과 교감 등이 학교운영위원을 포함한 유력 학부모 자녀들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조작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다고 중앙일보가 전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러한 행위에 가담한 경북지역 A고교의 교장 B씨(59)와 교감 C씨(56), 교무과장 D씨(54) 등 교원 5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특정 학생을 교장이 지목해 조직적으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교감이 교장에게 '특히 봐야 할 학생을 좀 보내주세요'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면 교장이 이를 다시 교무과장에게 보내 수정 지시 내용을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모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B교장이 담임교사 등을 시켜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입력된 A고교 재학생 5명(당시 1∼2학년)의 학생부 내용을 출력하게 한 뒤 수정 사항을 표시해 담임교사가 이를 고치게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런 과정을 거치며, 예를 들어 ‘부모에게 의존적’이라는 부정적인 내용을 ‘순종적이고 배려심이 많다’는 표현으로 바꾸었다.

한겨레는 이들이 학교생활기록부 출력물 상단에 빨간색 글씨로 해당 학생의 부모 직업을 적어 놓고 구별하는 데 활용했으며, 불법적 특혜를 받은 학생중 2명은 부모가 학교 운영위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나머지 3명의 부모도 학교 행정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물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뉴시스는 이들 중 교감 C씨가 부임날짜가 올해 3월1일이었는데 불구하고 미리 전출 갈 학교가 있는 지역으로 이동해 2월26일 생활기록부를 수정했다가 덜미를 잡혔다고 밝혔다.

한편 A고교 관계자는 "교장·교감 등은 나이스 시스템에서 학교생활기록부를 직접 수정할 권한은 없지만,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표현되거나 감정적인 표현 등의 경우 학생의 장래(진학 등)를 위해 교사에게 내용을 다소 부드럽게 표현하도록 하는 지시하는 등의 컨설팅은 할 수 있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한겨레는 경찰 관계자가 “나이스 시스템에서 학생부를 수정하더라도 마지막 수정자 정보 기록만 남을 뿐, 이전 로그 기록과 기존의 수정 내용이 저장되지 않아 학생부 조작을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나이스 로그 기록 등을 모두 보존하는 방안과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 외부위원 참여규정을 신설하도록 제도 개선책을 교육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재 학생부 조작에 대한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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