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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다량의 감기약과 주사기를 의심하고 있다

  • 강병진
  • 입력 2017.10.27 12:09
  • 수정 2017.10.27 12:10

서울 강남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마약을 제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물건들이 대거 발견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7일 오전 2시8분께 강남구 청담동 한 다세대주택 1층 A(35)씨 집에서 불이 나 20여분 만에 꺼졌다. 화재 현장에서는 다량의 감기약과 1회용 주사기가 발견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불이 날 당시 집 안에 있던 누군가가 마약을 만들다 불이 났을 수 있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불이 나자 사라진 세입자 A씨를 쫓고 있다.

감기약으로 마약을 만드는 일은 종종 있어왔다.

지난 3월 생활고를 겪던 미대 졸업생이 해외 사이트에 올라온 제조법과 화학 서적을 참고해 독학으로 1만6666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분량인 필로폰 500g(시가 16억원 상당)을 만들어 49명에게 판매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11월에도 한 30대 취업 준비생이 창고에 마약 제조 공장을 차리고 감기약으로 필로폰 400g을 제조해 200g을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로 구속됐다. 2010년 이래 검찰이 적발한 필로폰 제조 사범 21명 가운데 16명이 감기약을 원료로 필로폰을 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감기약으로 마약을 만들다 구속된 한 유명 사립대 화학공학과 대학원생 사례를 보도했는데, 화학 전공 대학원생에게 해외 사이트에서 찾은 필로폰 제조법을 보여줬더니 "이렇게 해서 정말 필로폰 제조가 가능하냐. 이 과정은 난도가 낮은 실험이라 제조법과 장비 갖춰진 실험실이 있다면 학부 기초 수준 지식만 있어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황씨에게 필로폰 제조는 식은 죽 먹기였다고 한다. 약국 여러 곳을 돌면서 사들인 일반 감기약 500정이 재료였다. 제조법은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있었다. 작업에 필요한 간단한 실험 도구와 화학반응에 필요한 기본적인 시약은 실험실 것을 이용했다. 황씨는 감기약에 포함된 필로폰 원료 '슈도에페드린'을 추출했고, 몇 단계의 화학반응을 거쳐 메스암페타민, 즉 필로폰을 만들어냈다.

한국경제는 감기약 100통으로 4시간만에 ‘억대 필로폰’을 제조하는 과정을 직접 실험해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인터넷에서 필로폰 제조법을 검색하면 제조 과정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필요한 화학 실험을 설명하는 영상도 수십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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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마약 #주택 #감기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