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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보 젤리가 '노예 노동' 논란에 휩싸였다

"당신이 오늘도 먹은 젤리, 현대판 노예가 만들었다."

독일 공영방송의 이 같은 폭로에 글로벌 제과기업 하리보(HARIBO)가 부랴부랴 뒷수습에 나섰다.

독일 제1 공영방송 ARD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마르켄체크'를 통해 하리보 젤리의 원재료인 카나바 왁스를 생산하는 브라질 플랜테이션 내 노예노동 실태를 폭로했다.

45분짜리 영상은 방영 직후 하리보의 공급사슬 관리가 브라질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어디까지 악화했는지 가감 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서'라는 변명만으로는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카나바 왁스를 생산하는 많은 이들은 지독한 저급여와 장시간 근무에 시달린다. 이들이 온종일 뙤약볕 아래서 위험한 긴 칼을 들고 일한 결과는 기껏해야 40헤알(약 1만3500원).

이들은 야외나 트럭에서 잠을 자도록 강요받는다. 작업장은 상하수 처리가 잘 안 돼 인근 하천물을 제외하고는 식수 접근도 어렵다. 당연히 화장실도 없다.

심지어 미성년자들도 이런 극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엄연한 불법에다가, 경찰이 종종 '급습'으로 노동자들을 해방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자행되는 관행이다.

브라질 노동부 관계자들은 카나바 왁스 생산 노동자들이 "노예처럼 취급되고 있다"며 "동물보다도 못한 물건처럼 취급된다"고 말했다.

카나바 왁스는 젤리에 광택을 주고 뭉침을 방지하기 위해 하리보가 쓰는 재료다. 브라질 북동부에서만 생산되는데, 공교롭게도 이곳은 국가 최악의 빈곤 지역이다. 하리보의 무관심과 이 같은 제반 조건이 '현대판 노예제'에 비견되는 부당노동을 심화한 셈이다.

하리보는 뒷수습에 나섰다. 대변인은 다큐멘터리 내 몇몇 장면과 관련해 "크게 우려되며 용납할 수 없다"고 규정한 뒤 "공급업체에 대한 감사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리보에 물건을 직접 공급하는 업체뿐 아니라 공급망 전체를 하나하나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의 감사 내용은 앞으로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앰네스티 독일 지부는 독일 정부도 이번 사태에 대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이 직접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공급망 내 업체라 하더라도 인권 침해에 대해 관리·감독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프랑스식 법률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세계노예지수'에 따르면 전 세계 4030만명이 노예에 가까운 근로 환경에 처한 것으로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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