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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모의고사에 등장한 다양한 필적확인 문구를 살펴봤다

  • 김태우
  • 입력 2017.10.27 11:48
  • 수정 2017.10.27 11:49
ⓒ뉴스1

2018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20일 남았다.

수험생들이 초조함에 여유를 잃을법할 시기다.

그런 수험생들에게 '모의고사 필적확인 문구'는 빡빡한 일상에서 그나마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존재인 것 같다.

원래 필적확인 문구는 수학능력시험에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수험생이 자필로 한 문장을 쓰도록 제시하는 문장을 말한다.

수험생들은 문제지에 적힌 이 문장을 그대로 답안지(OMR카드)에 따라 써야 한다.

실제 수학능력시험에서는 평범한 문구가 등장하지만, 보안이 덜 까다로운 사설학원의 모의고사에서는 다양한 필적확인 문구가 등장한다.

가끔 수험생들에게 감동을 주거나 웃게 만드는 문구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런 탓에 SNS에서는 다양한 필적확인 감상평도 돈다.

수능을 앞두고 모의고사가 한창 치뤄진 10월 트위터 등에서 화제를 모은 모의고사 필적확인 문구가 있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홍준표를 찍어야 자유대한민국 지킵니다"

"이 문구를 정자로 기재하지 마시오"

예전에는 이런 문구도 존재했다. 어느 분이 떠오른다...

"대한민국이 텅텅 빌 정도로 중동에 가세요"

"우리의 핵심목표는 이것이다 하고 나아가면"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걸 해낼 수 있다"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를 삼가라"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줄 것이다"

짧고 굵게 어필하는 필적확인 문구도 있었다.

필적확인 문구로 자주 등장하는 시의 구절을 모아 시를 완성한 경우도 있다.

햇빛이 선명하게 나뭇잎을 핥고 있었다

꽃씨들은 흙을 뚫고 얼음을 뚫고

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연꽃 같은 팔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달빛이 밀물처럼 밀려왔구나

광활한 들녁(녘)에 씨알 하나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거친 돌이 다듬어져 조각이 되듯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눈 맑은 사람아 마음 맑은 사람아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나중 난 뿔이 우뚝하다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가 있다

들판을 가르는 푸른 바람처럼

깊은 숲 속에서 나오니 유월의 햇빛이 밝다

제 삶의 길을 묵묵히 가는 마음 하나 곱게 간직하고 싶다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뭉툭하게 닳은 연필심으로 만들어 가는 내 꿈

제 몫의 삶 지켜가는 청단풍 한 그루

단풍 곱게 물든 햇살 맑은 가을날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차다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

마음속에 찰랑이는 맑고 고운 말 한마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

눈부신 초록의 노래처럼 향기처럼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그대, 참 괜찮은 사람. 함께라 더 좋은 사람.

희망은 삶을 견고하게 지탱해주는 굵은 동아줄이다.

하염없는 빛 하염없는 기쁨

한 알의 작은 꽃씨 속에 모여 앉은 가을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

눈 맑고 가슴 맑은 보고 싶은 사람아

넌 머지않아 예쁜 꽃이 될 테니까

- 인스티즈 '모의고사랑 수능 필적확인문구로 시 만들어 봤어!!'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수험생들 사이에서 여전히 전설처럼 내려오는 필적확인 문구는 이것이다.

"햇빛이 선명하게 나뭇잎을 핥고 있었다"

2013년 6월 5일에 서울특별시 교육청이 주관한 '2013학년도 6월 고1·2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나온 필적확인 문구였다.

이 문구를 그림으로 그린 수험생의 패러디가 이어지면서 한때 화제가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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